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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교섭, 우리 현실에 맞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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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신정 기자] 산별교섭 체제는 우리나라의 노사문화와 세계경제의 흐름에 비추어 볼 때 우리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6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산별교섭, 과연 우리나라에 적합한가'라는 주제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재교 인하대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 자료를 통해 "유럽국가들의 산별 교섭체계는 오랜 기간에 걸쳐서 정착된 것으로 기업별 노조 및 기업별 교섭의 전통을 이어온 우리 여건에 맞지 않다"며 "산별교섭의 도입은 그간 불법·정치파업을 일삼은 민주노총의 행태를 감안할 때 파업만능주의와 전투적 노동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속한 금속노조와 같은 산별노조가 전국적인 규모로 인원을 동원하며 근로조건 개선이라는 고유의 목적을 벗어난 불법정치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실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또 "노동계에서는 산별전환을 통해 동일 업종 노동자간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기업별 노사간 대립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 노조원들이 임금 수준 저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동일업종 근로자간 근로조건 평준화라는 당초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대형 사업장 노조는 산별협약을 통한 임금 협상 이외에 기업별 임금협상을 추가로 요구하게 돼 이중교섭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19세기부터 1980년대까지는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로 기업들이 자국내 경쟁을 벌이던 환경속에서 유럽국가들은 산별교섭을 발전시켜 왔다"며 "다품종 소량생산 위주의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경영환경 변화에 신축 대응할 수 있는 기업별 교섭이 확산되는 국제경제 흐름을 감안할 때 우리 노동계의 산별전환 요구는 시대 역행적"이라고 주장했다.

정주연 고려대 교수도 주제발표 자료에서 "현행 우리의 기업별 교섭체제는 장기간에 걸쳐 형성돼 온 것으로 산별교섭 체제로 단시일내에 전환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노조 입장에서 보면 산업별 노조가 가지는 장점은 분명히 있지만 노조조직 및 교섭구조는 한 국가가 산업화 과정에서 경험했던 정치, 경제 등 문화적 환경에 따라 오랜 기간 형성 발전시켜온 것으로 일부 노동조합 간부들이 세를 몰아가는 방식으로 변경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정 교수는 "현행 우리의 기업별교섭은 산업화의 과정에서 국내의 환경적 토양과 이에 뿌리를 둔 노사정의 선택이었다"면서 "기업별 다양한 상품전략, 기술정책 및 인사조직의 변화를 통해 높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더 큰 강점이 있다 점에서 기업들이 이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노동계가 산별노조 및 산별교섭을 요구하면서 노사갈등이 증폭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기업별 교섭의 전통을 이어온 우리 노사 관행에도 맞지 않고 이중교섭 및 이중파업, 정치파업, 분규의 대형화 등 산별노조 및 산별교섭의 폐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이재교 인하대 교수가 '유럽 주요국의 교섭구조 동향과 시사점', 정주연 고려대 교수가 '산별교섭이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박영범 한성대 교수의 사회로 김경선 노동부 노동조합과장, 박덕제 방송통신대 교수, 박준식 한남대 교수,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본부장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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