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폐지한 학점포기제…2020년 1학기 한해 '부활'
'선택적 패스제' 놓고 극한 대립 대학가, 학점포기제 첫 사례 '주목'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강의로 수업권이 침해됐다는 목소리가 대학가에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체육대학교(한국체대)가 1학기 성적평가에 '학점포기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그간 일부 대학에서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한 사례가 있었지만, 학점포기제를 채택한 것은 한국체대가 처음이다.
6일 한국체대에 따르면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 교육처는 지난 2일 간담회를 열고 1학기에 한해 학점포기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체대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 발생하면서 올해 1학기만 학점포기제를 시행하기로 확정했다"며 "공지는 늦어도 이번 주 내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학점포기제는 이수한 과목 중 학생 스스로 재수강하지 않고 포기를 결정하면 학사기록에서 삭제할 수 있는 제도다. 점수가 낮은 과목의 학점을 포기하면 평균학점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과거 일부 대학에서 학점포기제를 실시했지만 '학점 세탁'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난 2014~2015년 이후 전국 대학에서 사실상 폐지됐다.
학점포기제가 도입되면 취득한 학점 중 'C+' 이하인 선택과목에서 6학점까지 삭제할 수 있다. 학점포기 결정 이후 삭제한 교과목은 원상복구 할 수 없다. 선택적 패스제와 가장 큰 차이는 'F' 학점까지도 지울 수 있으며, 성적증명서에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체대 관계자는 "타 대학에서 도입한 선택적 패스제도 고려했지만 이미 1학기가 종강되는 등 관련 논의가 늦게 시작됐다"며 "전산시스템 개발도 시간이 촉박해서 지난 2015년 2학기부터 폐지된 학점포기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학생회 측은 "1차 성적 확인기간이 3주가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에 2020학년도 1학기 학점포기제 도입이 확정됐다"며 "다만 만약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이 진행된다면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앞서 홍익대와 서강대, 동국대, 서울과학기술대, 세종대 등 일부 대학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선택적 패스제는 학점성적(A~D)이 부여된 과목에 한해 원하는 과목을 P(패스)로 선택할 수 있다. 패스를 선택할 경우 성적증명서에 P로 기재되고, 평균학점을 계산할 때 포함되지 않는다. F 학점은 전환이 불가하다.
다만 선택적 패스제와 학점포기제는 학생들의 성적과 직결된 만큼 대학가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연세대와 한양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은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두고 학생과 학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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