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를 아사드 정권과 비교한 것은 부적절"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이 히틀러조차도 화학무기를 사용할 정도로 타락하지는 않았다는 비유로 시리아 정권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해명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각) 스파이서 대변인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사린가스를 뿌려 자국민을 사망하게 한 것을 두고 "심지어 아돌프 히틀러조차도 아사드가 행한 방식으로 가스를 사용하지는 않았다"며 아사드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 <사진=블룸버그통신> |
하지만 스파이서의 발언은 즉각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수용소 가스실에서 청산가리인 시안화물을 사용해 유대인 대학살을 자행했는데도 아사드 정권을 더 강도 높게 비판하기 위한 비교 대상으로 언급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이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스파이서 대변인의 발언이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경시한 것”이라고 비난하며 대변인 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몇 시간 뒤 스파이서 대변인은 해당 발언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홀로코스트를 부적절하게 비유로 든 것이 실수였음을 인정한다”며 “잘못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부모로 둔 CNN 울프 블리처 진행자는 스파이서 대변인에게 히틀러가 유대인과 게이, 집시 등을 수용소로 데려가 독가스로 살해한 것을 아냐고 묻자 스파이서는 “그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앞선 자신의 발언은 아사드 정권이 마을 한 가운데 화학무기를 살포한 사실을 강조하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시 한 번 비유가 적절치 않았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관계자들은 논란이 있어도 사과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스파이서가 이날 CNN에 출연해 해명한 것은 그만큼 백악관 내외부에서 이번 발언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