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지수 유지...시장 수급에 긍정적
FTSE, 공매도 재개 없으면 추가 조치 '경고'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한국 증시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관찰대상국 지정을 피해 선진시장에서 강등될 위기를 피했다. 이에 따라 외국 자본의 대규모 유출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정부가 내년 3월에 예정된 공매도 재개를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FTSE 러셀의 하반기 시장 분류 결과를 앞두고, 한국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관찰대상국에 지정될 경우, 한국은 2009년부터 유지해 온 선진시장 지위를 잃을 위험이 있다. 한국이 선진지수에서 제외되면 FTSE 지수를 따르는 유럽 및 홍콩계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이 같은 우려는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것이 배경이다.
FTSE 러셀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처가 시행된 2020년 3월에도 공매도 금지 방침을 유지할 경우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 따라 침체한 증시가 겹악재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는 어느 정도 덜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선진지수 유지가 주식 시장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FTSE 러셀은 한국의 공매도 금지 조처를 비판했다. FTSE 러셀은 "공매도 금지 조치는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매도 재개라는 목표가 신속하게 달성되지 않을 경우 한국 증시의 분류를 두고 추가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 FTSE 시장 분류는 내년 4월 8일로 예정돼 있어 공매도 재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정부는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된 것이며, 내년 3월에 이를 재개할 방침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