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대상 영어학원 교육과정, 유아 성장 저해 가능성 높아
정서발달에 부정적 지적도
정부, 유아대상 영어학원 실태 조사 속도
[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입학 전 레벨테스트를 통해 유아를 선발하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이 전국에서 144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4세 고시'로 불리는 테스트로 인해 아이들의 조기 교육 경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교육부 유아대상 영어학원 특별점검 조사 결과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제공=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
사전 레벨테스트를 통해 원아를 선발하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144곳(17%)으로 집계됐다. 특히 개인과외를 받아야 서울 강남의 유명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입학할 수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초등학교 저학년보다 많은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교습시간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의 경우 일평균 교습시간은 반일제 기준 4시간 57분(297분)으로 초등학교 수업시수(40분)로 환산하면 초등1~2학년 수업시간인 3시간 20분보다 길었다.
중학교 수업시수(45분)로 환산하면 중학교 1학년 일평균 수업시수인 4시간 57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중학교 학생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학원에 머무는 셈이다.
문제는 대부분 영어로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유아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교육과정이 유아의 건강한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있다.
교육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20년 11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문의 70.4%가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수가 '정서발달에 부정적'(89.5%)이라고 답했고, '낮은 학습 효과('42.1%), '영어 학습 거부'(21.1%) 순으로 조사됐다. 조기 영어교육이 아동 발달 측면, 학습의 효율성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한편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대한 정부의 실태 조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6월 교육부는 '실용 외국어'로 교습과목 등록 후 음악·미술·체육, 한글수업 및 급식시간 운영 사례를 편법 운용 사례로 제시하고, 정상화 추진 방침을 밝혔다.
지난 7월에는 교습비 등 초과 징수, 등록 과정 외 교습 과정 운영, 유치원 유사 명칭 사용 위반 여부 등 점검 계획도 밝혔다. 다만 어떤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할 것인지 구체적이지 않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은 "2025년 유보통합을 앞두고 신설될 통합 법률에서도 영유아인권보장 및 과잉교육 방지를 위한 조항이 명시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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