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심층분석] '난제 산적' 한일관계 개선될까…"낙관보다 냉철해야"

기사입력 : 2022년07월26일 17:12

최종수정 : 2022년07월26일 21:29

조진구 "日 정부, 한일관계 개선 의지 약해"
시민사회단체 "尹정부 대일외교는 굴종외교"
외교소식통 "일본도 현안문제 조기해결 공감"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윤석열 정부가 박진 외교부 장관 방일 등을 통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일본 측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복하고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승인하면서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대일 굴종외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은 가능할까?

일본 전문가인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은 26일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본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도 한국과 협의하는 척하지만 자신들 계획대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19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7.19 [사진=외교부]

조 센터장은 "일본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강제징용 문제 등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 등을 바라보는 일본 내 여론도 한일관계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 내에서 한일관계 개선 문제는 우선순위가 낮다"며 "시간이 걸리는 문제로 보고 있고 한국이 더 노력하길 기다리는 자세"라고 진단했다.

특히 한일관계 개선을 서두르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양국 간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부가 추진중인 일본의 방위력 증강 등 군사안보문제가 불거지면 한일, 한미일 안보협력 등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부는 현실성 없는 얘기에 매몰되지 말고 낙관적인 전망보다 현실을 바탕으로 냉철하게 판단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10일 일본 총리로서는 8년 만에 참석한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조 강연에서 발표한 '평화를 위한 기시다 비전'을 통해 ▲규범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 유지·강화 ▲안보 강화 ▲핵무기 없는 세계 ▲유엔의 기능 강화 및 ▲경제 안보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국제적인 연계 강화 등을 핵심축으로 외교·안보 면에서 일본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제시한 바 있다.

조 센터장은 "기시다 총리는 당시 연설에서 일본의 방위력을 5년 이내에 발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방위비의 상당한 증액을 확보하겠다는 결의도 표명했다"며 "기시다 비전이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의 엄중함을 강조하면서 방위력 강화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기회로 활용하려고 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굴욕외교'라고 비판하며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정의기억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참여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에는 어떠한 원칙도 대안도 없다는 것이 이번 외교부 장관의 방일로 분명해졌다"며 "일본의 요구에 따라 온갖 것을 갖다 바치는 저자세 굴욕외교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정부 간 공식 합의로 존중한다'는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위안부 합의는 온 국민이 반대했던 일방적 졸속 합의였다"며 "이런 합의를 계승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역사적 과오와 그에 따른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가 고안해 낸 강제동원 문제 해결방식 또한 매우 굴욕적"이라며 "일본의 인식에 동조해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현금화 조치를 막는 해결방안을 내오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식민지배를 사죄하지 않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은 있을 수 없다"며 "한반도에 일본 자위대와 함께 전쟁 참화를 불러올 한일, 한미일 군사협력은 절대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요즘 자꾸 2015년 합의를 공식화한다는 뉴스가 나와서 제가 잠을 못 자고 있다"며 "기만적인 합의를 왜 우리에게 강요합니까"라고 항의했다.

이 할머니는 윤 대통령을 향해 "저희를 두 번 죽이지 마세요. 모든 피해자를 대신해서 이용수가 부탁합니다"라며 "올해 8월 15일이 되기 전에 만나 위안부 문제의 올바른 해결에 대해 얘기하자"고 요청했다.

다만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기시다 정부도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등에 대한 조기해결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일본 측은 통상적으로 7월 초나 중순에 발간하던 방위백서 채택과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 승인 시기를 박 장관 일본 방문 이후로 늦추는 방법으로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방위백서를 2005년 이후 18년째 반복 채택하면서 올해 백서에는 안보환경이 엄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협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내용을 새로 넣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 발간된 방위백서에서 "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열도 4개 섬)와 다케시마(독도)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채로 존재한다"고 기술했다.

방위백서는 독도뿐 아니라 2018년 한국 해군 구축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간 대립,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논란 등을 언급하고 "한국 방위당국 측에 의한 부정적 대응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국에 갈등 원인을 돌렸다.

일본 원자력안전규제위원회(NRA)는 같은 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정식 인가했다.

외교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정부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원칙 아래 대내외적으로 최선의 대응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라며 "일본과는 양자 소통·협의채널 등을 통해 해양방출의 잠재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는 한편, 우리 측 자체 안전성 검토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제공과 원전 오염수의 안전한 처리를 위한 책임있는 대응을 지속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 한국 등 관련국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일본이) 주변 관련국들에게 (오염수 방류와 관련)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점은 대선 때부터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박진 장관은 전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일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 "시간이 언제 이뤄질지는 잘 모르겠다"며 "강제징용을 비롯해 현안 문제의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한일정상회담도 열릴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답했다.

그는 '강제징용에 대한 해법 없이는 한일관계 복원은 어렵다'는 지적에 "현재 그런 상황이다. (정부가) 피해자 측을 비롯한 당사자와 경제계,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고 있다"면서 "피해자 측에서 피고 기업과의 직접 협상, 일본의 사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을 일본 측에도 전달하고 피해자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며 한일 양국이 합리적 방안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의대 증원 항고심 결정 초읽기…정부 의료개혁 분수령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법원이 16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배상원·최다은 고법판사)는 전공의와 교수가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론을 16일 또는 17일 내릴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2025학년 2000명 의대 증원 정책 추진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5.13 yooksa@newspim.com 이번 항고심의 쟁점은 '원고 적격성'이다. 1심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항고심을 제기한 의대생은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반면 2심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법원은 정부에 5월 중순까지 대학별 모집인원을 최종 승인하지 말라며 정부가 결정한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법원의 요청에 따라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 자료 47개와 2개 참고 자료를 냈다. 의대 증원을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보정심) 회의록,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했다. 반면 의료현안협의체와 의대정원배정위원회는 보정심과 의사인력전문위원회와 달리 '법정 협의체'가 아니라 회의록 기록 의무가 없다. 정부는 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와 관련 보도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법원은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25학년도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한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여부 등을 검토한다. 정부의 바람대로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원고의 소에 의한 청구나 상소인의 상소에 의한 불복신청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판결) 결정을 내리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객관성을 인정받아 예정대로 추진된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원 재항고, 본안소송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재항고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대학별 입시요강이 확정 공시되는 이달 말까지 결론이 나오긴 힘들기 때문이다. 입시 일정 또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법원의 결론에 따른 의료계의 복귀 여부도 주목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5일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진료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인용 결정)이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용 결정이 나면 즉시 항고해 대법원판결을 신속히 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05-16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