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버거 프랜차이즈 명성 무너져...폐점률 10.8% 달해
연 평균 평당 매출액 '맘스터치'와 격차...본사 영업이익 개선 '의문'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한 때 국내 대표 버거 프랜차이즈로 불렸던 롯데리아가 뒤안길을 걸은 지 오래다. 이미 지난 2018년 국내 가맹점 수 1위 자리를 후발주자인 맘스터치에 내줬고 신규 개점 속도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올해 전망은 더욱 어둡다. 전국 1200여개 가맹점의 생존이 가맹본부인 롯데GRS에 달렸지만 뾰족한 돌파구를 내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롯데리아 가맹점 현황. 2020.10.05 hj0308@newspim.com |
◆매장 수 1위 버거 프랜차이즈 신화 무너져...신규 개점도 하락세
6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롯데리아 전체 매장 수는 최근 3년 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롯데리아 매장 수는 1350개에서 2년 만인 지난해 기준 1342개이며 이 중 가맹점 수는 같은 기간 1216개에서 1211개로 감소했다.
신규 개점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통상 가맹사업의 경우 신규 개점 수치로 가맹본부의 향후 매출 성장 가능성을 가늠한다.
경쟁사인 맘스터치는 지난해 신규 개점 매장 수 104개를 기록했고 직영점이 가맹점보다 많은 버거킹의 경우 직영 매장 수를 2년 전보다 71개, 직전 년도 보다 41개 늘었다.
국내 대표 버거 프랜차이즈 가맹점 3.3㎡당 평균 매출액. 2020.10.05 hj0308@newspim.com |
반면 롯데리아는 작년 38개 매장 만을 열었다. 이는 2년 전 52개 매장 신규 개점에 비해 26.9% 줄어든 수치다.
가맹점 폐점률 산정에 영향을 주는 계약 해지 건수, 계약종료 건수는 각각 16개, 18개이며 명의 변경 매장 수는 114건에 달한다.
이를 토대로 지난 해 말 기준 전체 가맹점 수에 폐점매장 수를 합산해 이에 대한 폐점매장 수의 비율로 산술하면 폐점률은 10.8%에 달한다. 가맹점 10곳 중 1곳 이상은 명의를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계약을 해지 또는 종료해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가맹점들의 평균 매출액도 동종 업계 프랜차이즈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롯데리아의 가맹점 면적 3.3㎡ 당 연 평균 매출액은 1313만4000원으로 맘스터치(1811만5000원)에 비해 500만원 가량 낮고 버거킹(1408만9000원)과도 비교했을 때 약 100만원 차이를 보인다.
롯데GRS 실적 추이. 2020.10.05 hj0308@newspim.com |
◆가맹점 폐점률 10% 웃도는데...롯데GRS 실적 개선에 '우려'
가맹점은 수년 째 불황을 직접 겪으며 폐점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가맹본부인 롯데GRS의 최근 3년 간 실적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
실제 롯데GRS의 지난해 매출액은 8398억9200만원으로 2년 전인 2017년(9070억6600만원)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3억2700만원으로 같은 기간(31억6200만원)보다 무려 574% 껑충 뛰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311억9000만원 적자에서 68억20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롯데GRS 전체 매출에서 롯데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70%, 엔제리너스는 16%로 추정된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관련 업계에선 가맹본부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맹점에 대한 지원을 뒷전으로 미룰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익이 줄어들고 폐점률이 높아지는데 가맹본부 실적이 개선되는 것은 본부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예를 들어 가맹본부의 별도 지원 없이 각종 프로모션만을 강행한다면 그에 대한 비용부담은 고스란히 가맹점이 떠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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