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전 세계에 걸친 투자를 통해 '게임 산업 체인'을 만들어가고 있는 텐센트가 일본의 게임 개발사에도 추파를 던지고 있다.
텐센트는 23일 개막한 도쿄(東京) 게임쇼에 처음으로 본격 참가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텐센트의 목적은 일본 게임 개발사들과의 연계 강화"라고 지적했다.
텐센트는 지난 6월 투자 자회사를 통해 '목장이야기' 게임을 개발한 일본의 마베라스(marvelous)에 약 50억(약 555억원)을 투자하고 최대 주주가 됐다.
[사진 로이터=뉴스핌] |
텐센트에게 있어 일본 게임회사와의 연계는 콘텐츠 확보를 위한 세계 전략의 일환이다. 텐센트는 이미 라이엇게임즈(100%), 에픽게임즈(40%)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한국 회사의 지분율도 10% 전후에 이른다.
이를 통해 텐센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포트나이트', '배틀그라운드' 등 글로벌 게임을 배급하고 있으며, 게임 사업 매출은 세계 1위다. 중국의 궈신(国信)증권은 텐센트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전 세계에 걸친 투자를 통해 게임 산업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일본 기업들은 텐센트를 등에 업고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대를 품고 있다. DeNA는 '슬램덩크' 게임을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서비스하고 있다. 2006년 스마트폰 게임 사업을 시작할 당시 3명이었던 직원이 지금은 350명까지 늘었다.
단, 텐센트를 겨냥한 미국 정부의 제재는 우려해야 할 재료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IFIUS)는 최근 라이엇게임즈와 에픽게임즈에 서한을 보내 미국 사용자의 개인정보 처리 내규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텐센트의 채팅 앱 '위챗'과의 거래를 차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과 맞물리며 미국 정부가 텐센트 제재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의 게임회사들에게도 강 건넌 불구경이 아니다. 텐센트와 모바일 게임 제휴를 맺은 그리(GREE)는 "실제로 데이터 유출 등의 피해가 발생하면 중국 사업 철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DeNA는 "중국 리스크에 대해서는 상황이 바뀌면 대응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중국에 주력한다는 방침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콘텐츠연구소의 구로카와 후미오(黒川文雄) 대표는 "텐센트를 빼고 일본의 게임 업계를 논할 수 없다"며 "일본의 게임회사는 '성장'과 '미중 리스크'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텐센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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