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치명률은 1% 미만이나, 규모는 여전히 도전적"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뉴욕시 코로나19(COVID-19) 항체 검사 결과 시 인구의 25%가 이미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잠재적으로 감염된 인구가 10배 이상 더 많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이는 코로나19가 이른바 '1918년 스페인독감' 이후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이란 분석에 힘을 싣는 것으로, 전염이 빠르고 넓을 경우 치명률이 낮지만 워낙 많은 감염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숫자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사회적 도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역학자들은 말한다.
미국 뉴욕주 뉴욕 퀸스에 위치한 엠허스트병원 인근에 한 남성이 마스크, 헤어캡, 안면가리개 등 개인보호장비(PPE)로 무장한 채 걷고 있다. 2020.04.05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28일 자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최근 항체 검사 결과 뉴욕 시민 880만명 중 25%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이는 220만명이란 엄청난 숫자다.
현재까지 보고된 뉴욕시 누적 확진 사례는 1만2000건에 불과한데 사망자수는 약 5300명이다. 항체 검사 결과 감염자수와 비교해 치명률을 계산해보면 0.5~0.85%가 나온다. 쿠오모 주지사는 "치명률은 매우 매우 낮다"며 뉴욕주 치명률은 0.5%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는 감염자 200명 당 1명 꼴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감염 건수가 많으면 치명률은 적기 마련이어서 코로나19 치명률은 알려진 바와 다르게 훨씬 낮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소 부정확한 치명률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약 6%에 달한다. 그러나 모든 혈청학적 자료를 종합해 분석하면 감염자의 치사율은 1% 미만일 수 있다는 점에 WP는 주목했다.
신문은 바이러스 역학 전문가들은 향후 수년 동안 어떠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을 시 전 세계 인구의 40%~70%가 감염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콜롬비아대 역학자인 제프리 샤먼과 그의 동료 박사들이 추산한 결과 미국의 통계치는 실제 감염 사례의 12분의 1만 확인된 것이며 이를 전제로 치명률을 계산해보면 0.6%란 수치가 나온다고 소개했다. 이는 뉴욕시 혈청 조사에서 얻는 치명률 추정치와 비슷한 숫자다.
이러한 추세라면 미국은 인구 절반이 감염될 경우 1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샤먼 박사는 "이는 매우 나쁜 독감철의 20배나 심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포가티 국제센터의 역학 분석가인 세실 비부드는 코로나19가 "1918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악의 유행병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에서 67만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을 언급했다.
새로운 혈청학적 조사를 통해 나온 잠정치는 현재까지 확인된 누적 코로나19 확진 건수 보다 훨씬 많으며 잠재적으로 10배 이상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증상이나 무증상을 겪고 있고 이들은 검사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공식 수치에 포함되지 않는다.
감염률이 높을 수록 평균적으로 치명률은 낮아지는 반면, 코로나19는 무증상 확진자들에 의해 전염될 수 있는 매우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기 때문에 봉쇄령을 해제하려는 지역사회에 크나큰 도전이 된다.
샤먼 박사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업체 운영 중단, 휴교령 등 우리 사회를 완전히 붕괴시켰고 미국에서는 5만3000명이 사망했다"며 "우리는 집단 면역력을 얻을 때까지 갈 길이 매우 멀다"고 우려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