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을 만나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 람 장관의 용기와 헌신을 치하했다.
홍콩 언론들은 람 장관이 이번 만남에서 시 주석으로부터 홍콩의 정치적 위기와 관련해 내각 개편 등 새로운 지시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람 장관과의 비공개 회담에 앞서 중국 언론에 짧은 소감을 전했다. 시 주석이 람 장관을 만난 것은 11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올해는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가장 중대하고 어지러운 한 해였다"며 "어려움과 압력에 직면해 람 장관은 굳건히 '일국양제' 원칙을 지켰고, 법에 따라 통치했으며, 헌신적인 태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람 장관을 가리켜 "당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일을 해냈고, 사회의 우려에 적극 대응하도록 홍콩 정부를 이끌었다"고 치하했다.
시 주석은 "람 장관의 정부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시민들의 우려를 완화하고 뿌리 깊은 사회적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했다"며 "중앙정부는 이례적인 시기에 당신이 보여준 용기와 헌신을 전적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법을 집행하는 홍콩 경찰을 굳건히 지지한다며 "홍콩의 발전을 위해 사회 각계가 단결하고 힘을 합쳐 홍콩이 정상으로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람 장관은 지난 6개월 간 홍콩의 상황을 '보살피고 지도해 주고' 자신과 자신의 팀이 위기를 헤쳐 나가도록 신뢰와 지원을 펼친 시 주석에게 감사를 표했다.
람 장관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만났다. 리 총리는 람 장관에게 "홍콩이 아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법에 따라 폭력과 혼란을 종식하고 질서를 재건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 정부는 당신과 홍콩 정부가 한 노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람 장관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시 주석과 람 장관의 만남에 앞서 홍콩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2주 만에 처음으로 최루탄이 사용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마스크를 쓴 젊은 시위대가 몽콕 주변의 도로를 점거하며 격렬하게 반(反)중국 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최루탄과 곤봉으로 진압에 나섰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달 실시된 구의원 선거에서 중국에 반대하는 범민주 진영이 압승해, 친중 진영이 참패한 상태에서 람 장관이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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