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주 무역전쟁 공포에 폭락했던 뉴욕증시가 가파르게 반등했다.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가 유입된 데다 중국과 미국 정책자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모면하는 방향으로 무역 협상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반등을 부추겼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69.40포인트(2.84%) 랠리하며 2만4202.60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70.29포인트(2.72%) 뛴 2658.5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27.88포인트(3.26%) 상승하며 7220.5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이틀 연속 수직 하락했던 지수가 V자 반등을 연출했다. 패닉 매도가 일단 멈췄지만 투자자들은 증시 변동성이 극심한 데다 뉴스 헤드라인에 따라 주가 방향이 다시 뒤집힐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 일촉즉발의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해 미국산 반도체 칩 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금융 및 IT 업계의 해외 투자자 지분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정면 대응보다 트럼프 행정부 달래기에 나서면서 투자 심리가 일정 부분 진정됐다.
지난 주말 중국과 협상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폭스 뉴스 인터뷰 내용도 주가 반등에 무게를 실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포함한 월가 석학들이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월가의 투자자들은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정책 측면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았고, 투자 심리가 급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로버트 W. 베어드 앤 코의 마이크 안토넬리 주식 트레이더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지난주 주가 폭락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주말 사이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크레셋 웰스의 잭 애블린 파트너는 CNBC와 인터뷰에서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정책 측면의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섹터 별로는 금융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SPDR S&P 금융 셀렉트 상장지수펀드(ETF)는 3% 선에서 랠리하며 지난 2016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와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전망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퀄컴과 인텔이 각각 4%와 6% 선에서 급등하는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이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칩 수입을 확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반응이다.
중국의 보복 타깃으로 지목돼 지난주 하락 압박에 시달렸던 보잉도 2% 이상 상승하며 투자심리가 진정된 정황을 반영했다.
반면 페이스북은 미국 상원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의회 출석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장중 2% 가까이 밀렸으나 후반 강보합으로 돌아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