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1조원 돌파 불구 당국 협회 간부는 소극적"
[뉴스핌=조한송 김지유 기자] 일명 '만능계좌,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규모가 최근 1조원을 넘어섰다. 금융권이 전사적으로 독려에 나선 영향이 크다. 하지만 이를 주도한 금융당국과 관련 협회 간부들의 가입 시도는 미온적인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가 출시된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간 가입금액은 총 1조84억원, 가입자 수는 150만 6598명으로 집계됐다. 또 전일 금융당국은 일임형ISA에 대해 온라인 가입도 허용하는 등 ISA 시장 활성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 영업점을 찾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금융위원회는 전일 보도자료를 통해 "출시 초기 사전판매가 집중된 첫째 주 이후부터는 매주 평균 약 1800억원 내외로 꾸준하게 자금이 유입되는 등 점차 실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는 출시 전부터 금융당국과 협회 등 전 금융권이 ISA를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홍보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린 덕이 크다. 하지만 정작 이를 독려해 왔던 금융당국과 협회 간부들의 계좌 개설에 대한 적극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와 금감원, 금융투자협회의 간부급 10명을 대상으로 확인 결과, ISA에 가입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시행 초기인만큼 중간 결과를 지켜본 뒤 가입을 결정하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
금투협 한 간부는 "한 계좌에 돈을 집어넣으려니 사실 주저되는 측면이 있다"며 "시행 초기인데다 상품을 운용하는 금융투자회사도 경험이 없어 일단 지켜보고 있다. 때가 되면 가입을 고려해보겠다"고 전해왔다.
금융감독원 한 국장급 인사도 "시행 초기 너 나 할 것 없이 가입하는 분위기인데 사실 성급하게 편승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5월 중 수익률이 공개되고 6월부터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니까 그때까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투자 여력이 없다", "이미 투자하고 있는 비슷한 금융상품이 있다", "그렇게 좋은 상품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등의 미가입 이유를 내놓기도 했다. 상당수 당국과 협회 간부들은 ISA의 투자 메리트가 현재로선 높지 않다고 본다는 의미다.
"일임형 ISA의 온라인 가입이 허용돼 가입을 고려중"이란 답변도 일부 있었지만 앞서 대국민 홍보마케팅에 열을 올리던 기존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여지없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임규준 금융위 대변인은 "딱히 명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온적이라는 지적 근거가 없다고 본다"며 "이제 은행들이 일임형을 팔기 시작했고 온라인 가입이 가능해져 그러잖아도 오늘 가입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