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 기금 기탁식 연설
"북·중·러 모험주의 억제 위한 아시아판 나토 필요"
"한국, 조선업 협력 노력에 많이 기여할 수 있어"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겸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북한,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에 관심을 표명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정 이사장은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의 부친이다. HD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선업 협력 요청에 있어 최적의 파트너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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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겸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 [사진=아산정책연구원] |
정 이사장은 17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워싱턴 D.C.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학대학원(SAIS)을 방문해 개최한 'MJ Chung 안보 석좌교수직' 기금 기탁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이사장은 연설에서 한국의 역사, 한미동맹, 한국의 경제성장과 북한 문제, 아시아의 안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임진왜란(1592년), 정유재란(1597년), 정묘호란(1627년), 병자호란(1636년)을 포함하여 900번 이상 외침을 경험한 한반도 고난의 역사를 소개하고, 침략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인의 의지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기틀을 다졌음을 강조하며,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오늘날 한국 조선산업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정 이사장은 한미동맹의 발전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6.25 전쟁을 기점으로 한국과 미국은 동맹으로 거듭나게 됐고,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국은 1인당 GDP 약 76달러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에서 세계 20대 경제 강국이자 1인당 GDP 3만6000 달러를 기록한 선진국으로 성장했다.
정 이사장은 "미국이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에 100개의 전술핵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안보 상황이 유럽보다 훨씬 더 심각한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는 것은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일부 전술핵을 한국 기지에 재배치하는 문제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 및 파트너들도 북한,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우리는 아시아판 나토가 필요하다. 이를 인도-태평양 조약 기구(IPTO)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에 관심을 표명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는 미 해군 함대를 더 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은 이 공동의 노력에 많이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MJ Chung 안보 석좌교수직' 설치를 계기로 한미동맹을 포함한 한반도 안보와 국제안보 문제에 대한 연구와 교육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1993년 SAI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정 이사장은 석좌교수직 기금으로 750만 달러(한화 약 108억원)를 기탁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