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해양플랜트·LNG운반선·MRO 시장서 기회
방산업계, 1000조원 '꿈의 무대' 美 진출 기대감 커져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함께 국내 조선 및 방산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당선 확정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콕 찍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과 해양 패권 경쟁의 핵심인 해군력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미국내 조선업 인프라가 붕괴돼 잠수함 등 핵심 전력을 수리하는 데 수십 개월이 걸리고 있다. 한국 조선업이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에서 미국의 최적 파트너로 꼽히는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때문이다. 미국 MRO시장 연간 20조원대로 추산된다.
조선업과 더불어 방산분야는 미국 시장이 말 그대로' 꿈의 무대'로 불린다. 미국은 연간 국방 예산이 1000조원을 훌쩍 넘는다. 한국은 지금까지 유럽과 중동 등에 각종 무기를 수출해왔지만 미국 수출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 조선업계, 해양플랜트·LNG운반선·MRO 시장서 기회 잡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정부에선 전임 바이든 정부에 비해 화석연료 산업에 힘을 줄 것으로 분석되며 해상에서 천연가스나 석유 등의 자원을 추출하는 해양플랜트 산업의 유망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2년 인도한 LNG운반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들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대규모 수입할 수 있는 에너지 운반선, 대규모 화물을 운반하는 컨테이너선, 북한과 안보 대치에 따른 군함 등 다양한 선종에서 기술력을 고도화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안보의 핵심으로 떠오른 액화천연가스(LNG) 산업에서도 한국 조선업의 LNG 운반선이 최고로 꼽힌다.
해양플랜트와 함께 미국 함정 건조 시장에 대한 기대 속에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HD현대는 연초 경영진 신년 간담회에서 올해 2~3척 이상의 미국 함정 MRO 사업을 수주하겠단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미 함정 MRO 2건을 수주한 한화오션은 현지 조선소를 앞세워 사업을 확대한다. 지난해 1억 달러(1460억원)를 들여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 조선소 인력을 현재 1700명에서 10년 내 4000명까지 늘리겠단 계획도 세웠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올해 국내 조선업계가 미 해군 MRO사업과 LNG운반선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분야 활성화 및 수주 경쟁에서도 한국 업체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방산업계, 1000조원 '꿈의 무대' 美 진출 기대감 영근다
조선업계와 더불어 국내 방산업계도 트럼프 2기 출범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미국은 연간 국방 예산이 1000조원을 훌쩍 넘는 '꿈의 무대'로 불린다. 한국은 지금까지 유럽과 중동 등에 각종 무기를 수출해왔지만 미국 수출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을 계기로 미군이 첨단 무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과 투자를 소홀히 한 전차나 포, 로켓 등 재래식 무기를 대거 사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탄약운반차 K10, LIG넥스원의 세계 유일 유도 로켓 '비궁' 등이 구매 리스트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전세계 방산 수출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협력을 언급한 해군 함정 분야에서 우방국 협력은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미국 해군전력은 독자적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으로, 지난해 미 해군 정보국에서 유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함정 건조 능력은 미국의 232배에 달하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2035년경 중국이 475척의 전투함을 확보하는 반면 미국은 305척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장은 "방위비 증액을 공약으로 당선된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우리에게 기회가 더 커졌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최첨단 무기는 미국이 직접 생산하겠지만, 재래식 무기나 성능 개량 무기, 한국산 K9 자주포나 LIG넥스원의 '비궁', 카이(KAI)의 FA-50 등 고등 훈련기 수출 환경은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