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현안 갈등에 윤 지지율 급락, 한은 유지
한 배제한 채 추경호 당 창구로 적극 활용 '견제'
한에 주도권 넘어가면 레임덕 빨라질까 우려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지지율 디커플링(각각의 주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의미)이 심화하고 있다. 각종 의혹 등 현안을 둘러싼 윤·한 갈등에 국민은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온 한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각종 여론 조사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윤 대통령의 한 대표에 대한 견제가 계속되고 있어 이런 양상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7일 기자회견이 그 분수령이 될 것이다.
◆윤·한 디커플링 = 최근 각종 여론조사서 당으로 대표되는 한 대표의 지지율은 높게 나오는 반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세다. 윤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보수 지지층이 야당으로 가지 않고 아직은 당에 남아 있다는 방증이다. 현안에 대한 두 사람의 입장차와 이에 따른 갈등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한 대표는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여론에 부응하는 입장으로 용산과 차별화 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용산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라인 쇄신과 김 여사 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특별감찰관제(특감) 도입 등 4대 요구를 한 데 이어 지난 4일 윤 대통령의 사과와 개각 등을 포함한 5대 요구를 들고나왔다. 모두 국민이 원하는 사안이다.
반면 윤 대통령은 각종 의혹 규명과 대폭적인 쇄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불통 이미지가 부각됐다. 인적쇄신에 인위적인 개편은 안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고 김 여사 활동 중단이 아닌 자제 입장을 내놨고 특감에도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여론조사에 그대로 투영됐다. 뉴스핌이 지난 10월 28, 29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26.9%였지만 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과 동일한 34.4%였다. 보수 텃밭인 대구 경북(TK) 지역은 격차가 컸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36.8%인 반면 국민의힘은 62.1%에 달했다.
격차가 25.3%포인트였다. 부산 울산 경남(PK)은 격차가 더 컸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32.1%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두 배가 넘는 67.1%였다. 이 조사는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 100% ARS 조사방식을 택했으며 응답율은 3.3%였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였다.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실시한 갤럽조사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19%에 불과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과 같은 32%였다. TK지역의 경우 윤 대통령 지지율은 18%로 급락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53%였다. 갤럽조사는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했고 응답률은 11%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급락했지만 여당 지지율은 야당에 밀리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을 떠난 보수 지지층이 아직은 여당에 남아있다는 의미다. 물론 가까운 시일내에 여러 의혹 등에 대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 지지율도 떨어질 수 있다. 야당 중진의원은 6일 "여당 지지율 급락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윤의 계속되는 한 견제 = 두 사람의 지지율 디커플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윤 대통령의 한 대표 견제는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추경호 원내대표를 당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실상 한 대표를 배제한 것이다. 당 대표 패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한때 검사 후배로 자신이 키워준 한 대표가 반기를 드는 데 대한 실망과 서운함 등 개인적 감정과 여권의 주도권이 자칫 미래권력인 한 대표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상징적인 사건이 두번 있었다. 지난달 21일 윤·한 회동이 끝난 뒤 추 원내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불렀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저녁 약속이 바로 이 자리였다. 물론 참모진들과 저녁 자리에 추 원내대표가 합류하는 식이었다. 누가봐도 정상적인 모양새는 아니었다. 또 한 대표가 개각과 김 여사 활동중단 등 5대 요구를 한 4일 오후 다시 추 원내대표를 불렀다. 그리고 그날 밤 10시 7일 기자회견이 공지됐다. 추 원내대표와 참모진의 건의를 수용하는 모양새였다. 한 대표의 요구가 아닌 추 원내대표의 건의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추 원내대표도 "내가 전한 당의 의견과 참모진의 건의를 받아 회견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서는 "당 중심은 원내대표"라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한다. 사실상 한 대표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미래 권력인 한 대표에 힘이 실리면 레임덕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10일이면 임기 반환점을 돈다. 시간이 갈수록 힘의 균형추가 미래 권력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당 대표와 갈등을 지속하면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수는 없다. 당 중진들은 "위기 상황인 만큼 윤·한 갈등 해소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실내 면담에 앞서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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