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일삼아 평소 불만…조모 폭행에 격분해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가정폭력을 일삼은 조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첫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할머니가 "제 목숨과도 바꾸겠다"며 선처를 호소하자 눈물을 터뜨리며 흐느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 12부(이정형 부장판사)는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20대 남성 황모(24)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법원로고 [사진=뉴스핌DB] obliviate12@newspim.com |
황 씨는 지난 8월 6일 새벽 술에 취해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위치한 조부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 황 씨는 범행 이유를 묻는 재판부에게 "그때 당시 진술했던 내용 외에는 추가적으로 기억나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황 씨는 범행 직후 "어머니가 맞았다는 이야기에 격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부는 과거 경찰에 여러 차례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적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기소한 경찰은 "피의자 신문, 통합 심리분석 등 추가 수사를 진행한 끝에 (황 씨는) 조부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폭행하고 조모를 괴롭혔다는 이유로 강한 불만을 품고 있었으며, 그동안 누적된 분노를 참지 못하고 흉기로 조부를 살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재판에는 황 씨의 조모가 증인석으로 나왔다. 휠체어를 끌고 나온 조모는 황 씨의 범행에 대해 "사람들을 부르려고 전화하느라 (황 씨가) 흉기를 든 것은 보지 못했다"며 "(황 씨가) 아직 어리고 순하고 착한데 꼭 귀신이 씐 것 같다"고 두둔했다.
이어 "선처를 바라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형량이) 적기를 원한다"며 "제 목숨과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씨는 자신의 선처를 호소하는 조모를 옆에서 지켜보다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한편, 검찰은 다음 공판에서 황 씨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등의 추가 청구를 예고했다. 황 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1월 19일 오후 2시 10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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