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오피스와 트레이딩 분리 여부 점검
각 부서별 책임자 누구인지 파악 나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융감독원이 신한투자증권의 1300억원 손실과 관련한 현장 조사에서 선물거래의 '가공계약'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또한 선물 거래를 하는 트레이딩부서와 거래 존재 여부를 증명하는 선물계약, 정산, 계좌 등을 확인하는 백오피스 부서의 결재권자가 각각 누구인지도 살펴본다. 동일인물이거나 서로 소통했을 경우 손실 발생시 은폐할 수 있고,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렸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국이 백 오피스의 역할과 스탑로스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금감원은 14일부터 신한투자증권에 직원들을 파견해 현장 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상세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이 금감원에 신고한 내용은 지난 11일 장내 선물 매매 및 청산에 따라 1300억원 상당의 손실과 그 배경이다. 해당 행위는 국내 증시가 급락한 지난 8월 2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됐으며, 총손실 금액은 1300억원 규모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ETF LP가 업무 목적과 무관하게 추가 이익을 내려고 장내 선물 매매(프랍 트레이딩)를 시도하다 과대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스왑 거래인 것처럼 허위 등록해 손실 발생 사실을 감췄다는 입장이다. 스왑거래란 미래 특정 시점 또는 특정기간을 설정해 금융자산이나 상품 등을 서로 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허위 스왑 거래 등록을 확인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신한투자증권 TP타워 [사진=신한투자증권] 2024.07.10 yunyun@newspim.com |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의 손실을 이상손실로 의심한다. 그래서 선물거래의 실재성을 살피고 있다. 손실 은폐 목적의 가공계약 일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ETF LP 부서에서 일별 손익한도를 확인했는지, 계약서 거래 상대방이 있는지가 조사 대상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의 백 오피스 역할과 스탑로스 작동 여부 확인 등을 가장 먼저 확인하고 있다. 백 오피스란 증권회사에서 거래가 성사되면 매매 전표를 받아 거래 상대방과 거래 사실 여부, 수량, 가격 등을 확인하는 업무 또는 그 과정을 말한다.
상식적으로 매매 트레이딩과 백오피스 역할이 분리돼야 한다. 트레이딩 담당자가 백오피스 역할까지 한다면 손실이 났을때 이를 은폐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부통제 기준에 따라 이를 분리해 사고를 방지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LP가 백오피스를 같이 담당해서 벌어진 사고이거나 결재권자가 함께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감원이 신한투자증권 현장조사에서 트레이딩과 스왑 결재 권한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만 확인한다면 책임자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증권사들은 커다란 손실을 막기 위해 내부통제 기준에 스탑로스(stop loss) 제도를 마련, 이에 따라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신한투자증권은 그러한 역할이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탑로스란 매입시점에서부터 특정 가격 이상 하락하면 추가 손실을 피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매도하도록 하는 기법이다.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 부서를 통해 이 같은 손실 한도를 관리한다.
1995년 영국 베어링스은행이 싱가포르 지점에서 한 명의 직원이 파생 상품 거래로 베어링스 은행은 자기자본을 넘어서는 14억달러라는 손실 내 파산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베어링스은행은 네덜란드의 금융그룹인 ING에 단돈 1달러에 매각됐다. 그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각 금융기관마다 내부 통제 기준으로 스탑로스 제도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 내에 스탑로스 규정이 없거나 있었어도 지키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손실 한도를 리스크 관리 부서에서 하고 있다"면서 "LP 담당 부서에 오픈된 북도 없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감사를 진행 중으로 원인 등을 파악중에 있다"면서 "그 결과에 따라 필요시 법적 조치 등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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