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마이크로리보핵산(microRNA)을 발견하고 그 역할을 규명한 빅터 앰브로스 미국 매사추세츠(NIT) 의대 교수와 개리 러브컨 하버드 의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상선정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암을 포함한 난치병의 차세대 치료제 분야로 주목받는 마이크로RNA 연구 분야의 권위자 앰브로스 교수와 러브컨 교수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 공식 홈페이지=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빅터 앰브로스(왼쪽) 교수와 개리 러브컨 교수. 2024.10.07 ihjang67@newspim.com |
노벨위원회는 "그들의 놀라운 발견은 유전자 조절에 완전히 새로운 차원을 보여줬다"며 "마이크로RNA는 생물이 발달하고 기능하는 방식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입증되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지난 1993년 예쁜꼬마선충의 유충의 성장을 조절하는 lin-4 유전자를 연구하다 마이크로RNA를 처음 발견했다. 당시 그들은 다양한 유전자 발현 시기를 조절해 각 세포 유형이 적절한 시기에 만들어지도록 하는 유전자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생명의 설계도는 유전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DNA)에 담겨있다. DNA 유전정보는 필요한 부분만 메신저리보핵산(mRNA)으로 옮겨져 생명 현상을 좌우할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길이가 짧은 마이크로RNA는 다른 mRNA에 달라붙어 단백질 합성을 차단한다.
예를 들어 근육에서는 근육세포가, 신경에서는 신경세포가 만들어진다. 이때 마이크로RNA가 각 세포에 맞는 특정한 유전자 세트만 발현되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이크로RNA는 20~24개의 염기로 이뤄진 작은 RNA다. RNA와 달리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고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마이크로RNA가 없으면 세포와 조직은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없다.
현재 학계에서는 인간에게 수천 개가 넘는 마이크로RNA가 존재하며, 이 마이크로RNA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RNA가 유전자 발현을 비정상적으로 조절하면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의학계는 마이크로RNA 분야의 연구가 더욱 발전할 경우 암 등 인간의 난치병 치료가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간질환을 치료하는 마이크로RNA 치료제 5종이 이미 허가를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8일 물리학상,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수상자는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4000만원)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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