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홍콩 증시가 부진세를 떨치고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올라탄 모습이다.
3일 중국 금융 정보 플랫폼 동방재부망(東方財富網)에 따르면 홍콩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항셍지수는 5월 첫 거래일인 2일 전 거래일 대비 2.50% 상승했다. 저항선이었던 1만 8000포인트를 뚫고 18543.30포인트로 거래를 마치면서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항셍지수는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최근 6년래 최장 기간의 랠리다. 이 기간의 누적 상승률은 12.30%로 집계됐다.
오늘 3일에도 항셍지수는 강세로 출발해 오전 거래 한때 2% 이상 올랐다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오후 1시(현지시간) 현재 1%가량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시장에서는 홍콩 증시가 장기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기술적 반등 구간에 진입했으며, 최근의 상승세가 장기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동방재부망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항셍지수는 지난 2018년 1월 3만 3484.08포인트를 찍은 뒤 현재까지 6년 간 조정을 받았다. 2021년부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무려 3년 여의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그 결과 항셍지수는 올해 1월 20% 급락하며 '글로벌 최악의 증시'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분위기 반전 신호는 1월 말부터 감지됐다. 항셍지수의 경우 1만 4794포인트로 신저점을 찍은 뒤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4월 들어서는 등폭을 키웠다. 4월 한 달 간 7.4%의 누적 상승률을 나타내며 글로벌 증시 주요 지수 중 월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 = 바이두] |
우선 장기간에 걸친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것이 홍콩 증시 매력도를 높였다. 4월 이후 상승장이 연출되긴 했지만 항셍지수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8배 가량으로 글로벌 주요 지수 중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당국의 지원책도 힘을 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홍콩 자본시장과의 협력 강화를 위한 5개 조치를 발표했다.
홍콩과 중국 본토(상하이·선전) 증시 간 교차거래 시스템에 상장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대상을 확대하고, 교차거래 대상에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 포함한 것, 중국 기업의 홍콩 증시 상장을 지원하기로 한 것 등이다.
이와 함께 홍콩 증시로 향하는 중국 본토 자금(남향자금)도 늘었다. 매체는 한 사모펀드 전문가를 인용, "국유자본이 대거 포함된 남향자금이 계속해서 유입되며 홍콩 증시 유동성이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3~4월 남향자금의 순매수액은 1536억 9200만 위안(약 29조 1000억원)으로, 과거 수 개월의 평균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핑안(平安)증권은 "홍콩 증시의 유동성이 개선되고 있고, 부양책이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더해 홍콩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저평가 돼 있다"며 "홍콩 증시 투자 기회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