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더 메소드'라고, 메소드 연기에 관한 책이에요. 출근길 시간이 아까워서 그사이에 책을 읽으면서 공부 중이에요."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만난 연기학원 강사 김동훈(30) 씨는 좌석에 앉아서 두꺼운 서적을 읽으며 웃음 지었다. 학원 강사와 드라마 배우를 겸업하는 김씨는 "바쁜 일상 중에 지하철에서라도 마음의 교양을 쌓아야 하지 않겠냐"며 "강사로서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배우로서도 정진할 수 있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올해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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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이후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지하철 이용 시에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흔한 풍경이 됐지만 지하철 한편에는 휴대전화 대신 책을 탐독하는 시민들이 눈에 띈다. 성인 1인 독서량이 점차 줄고 있는 세태에서 뉴스핌 취재진은 2024년을 맞아 해당 시민들을 취재하며 이들의 새해 다짐을 들어봤다.
4일 취재 결과 출근 시간인 이날 오전 9시 서울 1호선 상행선에는 이용객으로 꽉 찬 열차 3량당 1명꼴로 책을 읽는 시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이 읽는 책은 소설, 시집부터 전공 서적, 교양 도서까지 다양했다.
지하철에서 만난 독서 시민 중에는 업무 관련 서적을 읽는 이들도 간혹 있었다. 한 환경시민단체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배슬기(28) 씨는 철학 서적 '동물을 위한 정의'의 페이지마다 포스트잇을 붙이며 책에 열중했다. 배씨는 "내일 독서 모임이라서 급하게 책을 읽는다"면서 "책 내용이 인간의 번영하는 삶과 동물의 삶을 대조하는 이론을 다룬 내용"이라고 열심히 책 내용을 설명했다.
배씨는 "현재 동물권 환경단체에서 일하는데 기후 및 에너지 영향과 동물권에 관련된 곳에서 일해보고 싶다"며 새해 목표를 전했다.
이날 열리는 보험설계사 자격증 시험에 앞서 열심히 모의고사 출제지를 훑어보던 직장인 김혜린(42) 씨는 "업무 시간에는 공부할 수 없으니까 지하철에서라도 시간을 쪼개서 공부한다"면서 "자격증을 꼭 취득해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또 다른 시민 중에는 투자 관련 서적을 읽으며 자산 관련 공부를 하는 직장인 김모(30) 씨도 있었다. 출근길 졸음을 참으며 경기 안양시 도서관에서 빌린 주식 투자 도서를 읽던 김씨는 "직장 다니면서 공부할 시간이 없어 출근 시간만이라도 자산 관련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책을 읽는다"며 "2024년에는 꾸준히 주식 투자를 해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특별시교육청 등 관련 지자체 부처는 지하철 역사 내에 비대면 대출·반납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마트도서관'을 설치해 시민들의 독서를 장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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