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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가사관리자 시범사업 '삐걱'...임금·시행시기·인권침해 '삼중고'

기사입력 : 2023년11월03일 13:48

최종수정 : 2023년11월03일 13:48

유력 고용허가제 송출국 필리핀과 협상 지연
연내 시행 불가능…빨라야 내년 상반기 예상
저임금·인권침해 논란도 향후 풀어야할 숙제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연내 시행하려던 '외국인 가사관리자 시범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늦어도 지난달 가사관리자 송출 대상국과의 협상을 마치고 고용허가제(E-9 비자) 발급도 마무리했어야 하지만, 현재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외국인 가사관리자 시범사업에 대한 인권침해 우려도 터져 나왔다. 고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가사근로자들이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성희롱 등 위급 상황 발생시 어플 신고 기능을 통해 접수하게 되어 있는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 연내 외국인 가사관리자 100명 시범 도입…송출국 협상 지지부진   

3일 고용노동부·서울시 등에 따르면, 고용부와 서울시는 가사 및 육아 부담 완화를 위해 이르면 오는 12월 외국인 가사근로자 100명을 시범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범사업은 서울시 내에서 우선 진행된다.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점차 전국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고용허가제 계약을 맺은 16개 송출국(필리핀, 몽골, 스리랑카, 베트남, 태국,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중국, 방글라데시, 키르기스스탄, 네팔, 미얀마, 동티모르, 라오스)과 가사근로자 도입을 협의 중이다.

시민사회에서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노동시간 축소 정책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진=뉴스핌 DB]

이 중에서도 필리핀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필리핀은 한국이 처음으로 고용허가제 비자를 발급한 국가이기도 하다. 필리핀 출신 가사관리자는 자국 직업훈련원(TESDA)에서 6개월간 훈련 후 수료증(NC II)을 발급받아 일할 수 있다. 수료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관련 경력과 지식, 연령, 언어능력, 범죄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다만 유력 송출국인 필리핀과의 협의가 생각만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이미 협상을 끝내고 고용허가제 비자 발급까지 마쳤어야 하는데, 깜깜 무소속이다. 고용부는 지난 5월 가사도우미 도입 시범사업 계획을 밝히면서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시범사업의 구체적 계획안은 상반기 중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구체적 모델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제 필리핀하고 협의를 하다 보면 우리 생각만 갖고 진행할 수는 없다"면서 "조금 진도는 나가는데 협의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협상국을 밝히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는 "만약 필리핀하고 협상이 안 되면 다른 나라하고도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면서 "한 국가를 특정하면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고용허가제 발급 이후 해당 인력들이 실제 한국에 입국하기까지 2~3개월가량 소요된다. 더욱이 가사관리자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90시간의 추가 교육을 마쳐야 한다.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교육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모든 교육을 이수하는데 약 보름여가 소요된다. 이를 고려하면 외국인 가사관리자 시범사업 실제 시행 시기는 빨라야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2 leehs@newspim.com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이르면 연내 시작하는 걸로 계획을 잡았는데, 시작이라는 개념이 서비스 시작일 수도 있고 송출국을 정하는 시점일 수도 있다"면서 "송출국을 정해서 국내 일단 들여온다고 해도 바로 또 일을 시킬 수 없고 약간의 교육이 필요해 그런 준비들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정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면 중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범사업 최종 계획안이 나오면 향후 외국인력정책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 외국인 가사관리자 저임금·인권침해 논란도 숙제

최근 고용부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외국인 가사관리자에 대한 저임금·인권침해 논란도 대두됐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고용부 국정감사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자의 낮은 임금을 우려했다. 

노 의원은 "외국인 가사노동자가 들어오면 월 200만원씩 주기로 한건가. 현행법을 지켜야 되니까 풀타임으로 일한다면 최저임금을 지킬 시 201만원 정도 될 것"이라며 "그런데 오세훈 (서울) 시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해 월 100만원 정도 줘야 정책 효과가 있다고 다른 이야기를 했다. 혼선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오세훈 시장은 풀타임으로 하는 경우라고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오세훈 시장께서 실제 어떤 의도로 말씀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대전제는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똑같은 가사노동을 제공하는데 한국인 가사 노동자는 시간당 만원이고 필리핀 가사 노동자는 시간당 5000원이면 이것은 차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6 pangbin@newspim.com

현재 국내 가사관리자 시장에서 시급은 2만~3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내국인은 시급 2만5000원~3만원, 중국 동포들은 이보다 낮은 2만~2만5000원 수준이다. 만약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8시간씩 한 달간(20일 기준) 쉬지 않고 일한다면, 내국인은 400만~480만원, 중국 동포들은 320만~400만원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가사관리자 임금을 낮춰나갈 계획이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현재 시장가가 형성돼 있는데 외국인 가사관리자 임금이 완전히 픽스(고정)된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면서 "제도를 좀 운영하다보면 인력이 더 들어오게 되고 그럼 코스트(임금)도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가사관리자의 인권보호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노 의원실에 제출한 외국인 가사관리자 시범사업 계획서에 따르면, 외국인 가사관리자는 일하는 지역에 맞춰 가장 가까운 고시원에 숙소를 배정받는다. 계획안에는 '해당 고시원은 모두 3.3m 이상으로 실생활 시설뿐 아니라 기본적인 밥과 김치, 라면 등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위급상황 발생시 대처 방안으로 '앱 내 신고 기능을 통해 성희롱 또는 위급상황 발생시 자사 CS(고객서비스) 센터에 접수되게 해 추후 조치 및 고객과 분리할 수 있도록 한다'고 적혀있다.  

이에 대해 노 의원은 "위급 상황이나 성범죄가 발생할 경우에는 어플을 통해서 신고를 받겠다 이렇게 돼 있다"면서 "그런데 가사 업무의 특성상 휴대폰을 항상 소지하고 일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어플로 신고하도록 해라 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국회 제출한 시범사업 계획서는 위탁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정부가 제출받은 일종의 계획안에 불과하다"면서 "앞으로 (제도 시행 후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사전에 점검해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외국인 가사관리자 100명 서울시 우선 공급…맞벌이 부모·한 부모·임산부 대상

정부가 계획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자 시범사업은 고용허가제로 국내 입국한 외국인 가사관리자 100여명을 서울시 전역에 우선 공급하는 내용이다. 이용자는 직장에 다니며 육아하는 20~40대 맞벌이 부부, 한 부모, 임산부 등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는 이용자 소득·지역 등이 편중되지 않도록배분한다는 계획이다.  

고용형태는 정부 인증을 받은 기관(업체)이 외국인 가사근로자와 우선 계약을 맺고, 해당 위탁기관이나 업체에서 각 가정으로 외국인 가사인력을 공급해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외국인 가사근로자는 가사근로를 요청한 가정으로 출퇴근하며 일하게 된다. 

[호찌민=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베트남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한 필리핀 여성. 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처. 2023.06.07 simin1986@newspim.com

가사인력 숙소는 제공기관이 마련(임차계약 등)하고, 숙소비는 가사근로자 본인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근로자 희망 시 자부담을 통한 숙소 선택도 가능하다. 서울시는 이번 시범사업에서 서울시 예산 1억5000만원을 들여 서비스 제공기관에 외국 가사인력의 초기정착 소요비용을 지원할 예이다. 주로 교통·통역비 등이다.

외국인 가사인력의 근무형태는 종일제·시간제 등 이용자(가구)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들은 청소, 세탁 주방일과 가구 구성원의 보호·양육 등 가정생활의 유지 및 관리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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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670만명 은퇴 임박… 달러 강세에 '노후'가 흔들린다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의 각종 은퇴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가 임박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실제 한국의 60년대생 중 상당수는 이미 은퇴한 경우가 많다. ◆ 50~59세 은퇴 준비자만 669만명...한국 아직 준비 안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월말 기준 한국에서 15세 이상인 총 인구수는 4553만명이다. 이 중 60세 이상 인구수는 1401만명이다. 놀라운 건 이 만60세 이상 인구 중 45%인 637만명이 여전히 취업자로 분류된다는 사실이다. 적지 않은 숫자다. 물론 이들 60세 이상 취업자 중 상당수는 주 직장에서 이미 정년 퇴직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퇴직 후 조건을 낮춰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또 근로시간이 적고 급여도 낮은 기간제 근로종사자도 상당수다. 문제는 '만60세 이상 계층'의 뒤를 이어 순차적으로 퇴직이 예정된 '만50~59세 계층'이다. 현재 1973년생이 만50세에 해당된다. 또 1964년생이 만59세에 해당된다. 이들은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 직장에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질서정연하게 순차적으로 퇴직할 예비 은퇴자들이다. 만50~59세 인구수는 총 865만명이다. 이중 직장에 다니는 취업자수는 남녀 합쳐 669만명이다. 취업률이 77%에 달한다. 이들이 한국 경제의 허리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남자(378만명)와 여자(291만명) 취업자수 격차는 87만명에 불과하다. 맞벌이 비중도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이들 '만50~59세 계층' 중 막내인 1973년생은 정년이 연장되지 않는 한 10년 뒤에 정년 퇴직한다. 2035년 즈음인 이때부터 한국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이 적자로 돌아서며 국가재정 부실 문제가 본격화된다. 또 노후 빈곤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남은 시간은 고작 10년이다. ◆ 정부만 믿었다간 낭패, 노후 월 생활비 얼마? 미래에 재정이 고갈될게 확실한 국민연금의 개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오히려 40%에 불과한 소득대체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게 소득보장론자들의 주장이다. 반면 보험료율을 현재의 9%에서 13%로 인상하되 소득대체율은 지금의 40%로 동결해야 한다는 게 재정안정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의 의견이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민연금에 대한 입장은 세대별로 다르다. 국민연금이 최초 도입된 1988년부터 꾸준히 연금을 불입해 온 만 60세 이상 은퇴자들은 국민연금의 최대 수혜자다. 또 '50~59세 계층'까지는 국민연금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세대다. 하지만 나머지 '15~49세 계층'부터는 연금보험료를 성실히 불입하고도 혜택은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또 현재는 '건강보험료+장기요양보험료'도 소득의 8% 수준이지만 미래에는 큰 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2025년부터 만65세 이상 노령인구수가 전체 인구수의 20%를 돌파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의료비의 폭발적 증가는 이미 정해진 미래다. 한국의 은퇴 예정자들은 본인의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요즘 은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면 "60살 돼서 이번에 은퇴하는 데 살고 있는 집 한 채 빼고 현금 10억원 있으면 충분한 걸까요?", "저는 집 한 채 빼고 현금 5억원에 국민연금과 사적 연금 합쳐서 월 350만원씩 수령하는 데 노후생활이 걱정돼요" 등 은퇴 후부터 본인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20~7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KB골든라이프 보고서(2023년11월)'에 따르면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는 월 369만원이었다. 가구 유형별로는 부모자녀가구 월 402만원, 부부가구 월 366만원, 1인가구 월 299만원이었다. 이 중 조달 가능한 금액은 57.6%를 예상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의 3중 연금으로도 만족스러울 만큼 은퇴준비가 잘 된 사람은 흔치 않다. 여기에 사적 연금을 최대한 잘 준비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은퇴 걱정 없이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은퇴 준비가 덜 된 상태다. 실제 노후 생활비는 개인별로 씀씀이가 달라 편차가 클 수 밖에 없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 따라 최종 금액이 확 달라지게 된다. 더 중요한 건 본인의 수명을 예측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현실이다. 따라서 의료비까지 감안하면 예상금액보다 노후 대비자금을 좀 더 확보하는 게 중요할 수 밖에 없다. ◆ 예비 은퇴 예정자, 상가 등 부동산 투자 시들…왜? 그런데 최근 들어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고민을 하는 예비 은퇴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은퇴커뮤니티에 "이번에 명퇴금 포함해 4억원을 받게 되는 데 이걸로 수도권 상가나 아파트에 투자할 지 아니면 미국 달러로 된 월배당 해외주식 ETF에 투자할 지 고민이에요"라고 질문하는 게 대표적이다. 과거 부동산 일변도였던 노후 대비 현금흐름 구축이 이제 달러 기반의 미국 자산으로 넘어가는 이유가 뭘까? '코로나19'로 상가 공실률이 급증하면서 오피스나 상가 투자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지역 오피스 및 상가 공실률을 살펴보면 '코로나19' 당시 보다는 회복됐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 공실률은 8.6%로 높은 편이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극심했다. 서울의 경우 2022년 1분기 공실률 7.1%에서 2년 뒤인 2024년 1분기에는 5.4%로 1.7%(P) 감소했다. 기업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의도 지역의 공실률은 3% 미만이다. 반면 강원도나 충북의 공실률은 무려 26%다. 인천 역시 21.3%로 상당히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보유중인 상가에서 공실이 발생할 경우 대출이자와 관리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공실 상가는 매물로 내놔도 거래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애물단지로 전략하게 된다. 또 공실이 아니더라도 세입자 관리가 만만치 않다. 결론적으로 핵심지인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의 경우 공실리스크는 적지만 투자금액 규모가 상당하다. 평범한 중산층 은퇴자들의 노후대비 전략으로는 맞지 않다. 그렇다고 가진 돈에 맞춰 지방 상가에 투자할 경우 공실 위험이 상당하다. 이게 은퇴자들을 고민에 빠트리는 요인이다. 사실 상가보다는 주거용 부동산 투자가 더 안정적이다. 과거에는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 외에 추가로 1-2개의 주택을 더 취득해 이를 월세로 임대해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식도 많이 활용됐다. 하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강화되면서 이런 방식도 시들해졌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수요가 과거보다 줄고 다른 방식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 달러 기반 미국 월배당 ETF 투자 대유행 한국인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0%가 넘는다. 따라서 여전히 주거용 부동산이나 상가 투자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하지만 점진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인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상장 ETF 직접 투자규모가 100조원이 넘는다. 또 한국에 상장된 달러 노출 '미국 주식 월 배당 ETF' 투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주요 7개 ETF의 순자산 규모 합계액만 벌써 3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그 만큼 매월 지급받는 현금흐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또 미국 달러자산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한국 상장 월배당 ETF 중 은퇴 준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형은 미국에 상장된 '슈왑 미국 배당주(SCHD) ETF'와 유사한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다. 1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늘려온 기업 100여곳에 분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연간 배당률은 약 3% 내외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8200억원,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5200억원, 한국투신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순자산 31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에 상장된 각 운용사들의 '미국배당 다우존스 ETF'는 미국 상장 ETF와 달리 개인연금, 퇴직연금, IRP, ISA계좌에 편입이 가능한 게 최대 장점이다. 따라서 소득공제 및 저율과세 혜택 때문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은퇴자들 입장에서는 따박 따박 들어오는 월 배당금(분배금)이 생명선이나 다름없다. 운용사간 3파전도 치열하다. 운용사들도 앞으로 월배당 ETF의 성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해 총력전이다. 덕분에 연간 총보수는 0.01%까지 내려갔다. 채권형도 아닌 해외 주식형 ETF의 총보수가 고작 0.01%인 건 매우 이례적이다. 예비 은퇴자들에게 앞으로도 인기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사진 = 셔터스톡] 퇴직 중인 아시아 여성 ◆ 은퇴자들 고민은 달러강세, 세금, 그리고 건보료 한국의 은퇴자들과 은퇴 준비생들은 요즘 기록적인 일본의 엔화약세 현상을 목격하며 새로운 고민에 빠져들었다. 본인의 자산을 100% 원화 기반으로만 보유했다가는 10년이나 20년뒤 일본 엔화처럼 원화가치가 폭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지난 14년간 엔화가치는 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미래에 한국 원화도 일본 엔화와 같은 길을 걷는다면 한국 원화 기반의 부동산, 주식, 채권에만 투자해 놓는 건 위험한 선택이다. 이제 달러로의 통화 분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 가고 있다. 또 한국의 재정적자는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이 또한 원화 약세 요인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는 정부가 부득이 증세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의 소득세 최고과세율은 이미 49.5%(주민세 포함)로 충분히 높다. 상속세 최고과세율도 50~60%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증세를 한다면 한국의 부동산 세금이나 재산세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래 저래 부동산보다는 재산세가 없는 달러 기반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ETF 비중을 높이는 게 더 효율적인 전략이다. 준조세나 다름없는 건강보험료도 문제다. 은퇴를 하고 나면 자식들 명의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안 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현재의 건보료 재산기준으로는 소득과 상관없이 재산과표(지방세 기준) 9억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된다. 또 재산과표가 9억원에 미달하더라도 연 소득 1000만원이 넘고 재산과표가 5억4000만원∼9억원에 해당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 요건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건강보험료가 공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 무서운 건 급격한 노령화로 건강보험료는 계속 인상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래 저래 한국에서 은퇴자가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만50~59세 계층'에 해당되는 669만명의 은퇴 예정자들은 좀 더 철저히 본인의 은퇴계획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다. longinus@newspim.com     2024-05-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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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아내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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