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기인사·12월 특검법 표결 등 예정
반부패1·3부 현안 사건 수두룩…법조계 "곽상도·박영수까지가 최선"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주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달 중 박 전 특검과 그의 딸 박모 씨, 최측근 양재식 변호사(전 특검보) 등 관련자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전망이다.
박 전 특검 사건 등의 마무리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50억 클럽 사건에 대한 검찰의 향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7일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의 다음 50억 클럽 수사 대상자는 권순일 전 대법관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전 대법관)이 2020년 1월 1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비례○○당"의 정당명칭 사용 가능 여부에 관한 결정안 전체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13 dlsgur9757@newspim.com |
김만배 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매달 1500만원의 받은 것으로 알려진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를 받는 데 힘을 썼다는 의혹을 받는다.
대장동 사업으로 이 대표와 얽혀 있는 김씨가 이 대표의 정치적 반등 기반을 마련해주고 그 대가로 권 전 대법관을 영입했다는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이다. 특히 김씨가 당시 전원합의체 판결 기간 권 전 대법관을 여러 차례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지난 정권의 대장동 수사팀은 권 전 대법관을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증거 확보를 위해 대법원 압수수색을 영장도 두 차례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50억 클럽에 대한 늑장수사로 지탄을 받았던 검찰의 이번 박 전 특검 구속은 권 전 대법관 수사에 동력을 불어넣을 좋은 기회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검찰의 수사 및 국회 일정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권 전 대법관 수사가 이뤄지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0억 클럽을 수사 중인 곳은 서울중앙지검이다. 이중 로비 수사를 하는 반부패수사1부는 박 전 특검의 50억 클럽 사건과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이다.
박 전 특검 사건은 박 전 특검의 딸과 양 변호사 관련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백현동 사건의 경우 이 대표 조사 등을 앞두고 있다.
반부패수사3부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50억 클럽 사건 보강 수사와 대장동 잔여 사건을 맡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 사건에서 그의 아들 병채 씨를, 대장동 잔여 사건에선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실소유주들을 소환해 조사했으나 아직 처리 방향은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은 적어도 8월 한 달간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8~9월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검찰 정기인사까지 고려했을 때, 현 반부패수사1·3부의 역할은 여기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검 도입도 검찰의 권 전 대법관 수사를 막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50억 클럽 특검법이 늦어도 오는 12월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검이 도입된다면 검찰은 수사를 중단하고 기록을 특검으로 모두 넘겨야 한다. 즉 검찰이 현안 사건 수사와 정기인사가 마무리된 이후인 내달부터 권 전 대법관 수사를 본격적으로 개시한다 해도, 3개월 밖에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검찰이 특검 도입 전 수사를 마무리한다고 해도, 특검 도입이 결정 나면 처분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특검 도입이 유력한 현 상황에선 검찰은 다른 사건에 집중하고 50억 클럽 잔여 사건은 특검에 넘기는 것이 효율성 면에서 낫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특검이나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관련 사건을 수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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