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프에 욱일기 모양 넣어
상품명 하필 '팡파르 행진'
논란되자 홈페이지서 상품 내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광복절을 앞두고 욱일기 사용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패션업계가 광복절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과 대조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스카프에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을 사용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욱일기 사용으로 논란이 된 에르메스 스카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
일장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나치의 상징 문양은 사용이 엄격히 금지되는데 반해 욱일기는 이전에도 명품 브랜드 패션으로 등장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문제가 된 부분은 스카프 상단 가운데에 위치한 부분이다. 색만 다를뿐 일본 국기인 태양 문양 주위에 햇살이 퍼지는 모양이 욱일기와 동일다.
특히 해당 스카프의 상품명이 팡파르 퍼레이드(PARADE EN FANFARE)라는 점에서 더 논란이 됐다. 팡파르를 울리는 행진이라는 뜻으로 승전하고 돌아온 군인들이 행진을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명품 브랜드가 저런 패턴을 아무 생각 없이 쓸리가 없다',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광복절을 앞두고 이번 논란이 불거지자 일부 소비자들은 "에르메스는 한국 눈치도 보지 않는 것 같다"며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현재 에르메스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에선 해당 상품이 내려간 상태다. 에르메스 코리아를 통해 서울권 내 매장 재고를 확인한 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없었다. 사실상 구매가 막힌 것이다.
에르메스의 이번 논란은 국내 패션 대기업이 수입해 유통하는 다른 해외 브랜드와 대조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분이 수입해 판매하는 메종 키츠네는 광복절을 맞아 한국 독점 디자인으로 태극기가 들어간 상품을 내놨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욱일기 사용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앞서 프라다는 향수 제품 출시를 홍보하는 영상에 욱일기를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고, 디올은 중국 상하이 패션쇼에서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드레스를 선보여 비판을 받았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명품 브랜드들의 이러한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논란이 있어도 수요가 계속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에르메스 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6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3% 올랐고, 영업이익은 2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3% 증가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