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1시간 봉사하고 2200원 상당 알바비 받아 자격 의심"
진보당 "피해 지역 아닌 곳서 1시간 봉사쇼 집권 여당 공직자 재난 인식 수준에 할 말 잃어"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피해 지역도 아닌 곳에 가서 '봉사 쇼'를 한 것도 모자라 그 지역 특산 쌀을 받아 도의원 자격 논란이 제기됐다.
25일 여주시 산북면에서 1시간 봉사하고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받아 온 여주쌀. [사진=독자제보] |
27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해보면 당초 25일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 41명이 여주시 산북면에서 수해복구 봉사를 하기로 했으나, 3명이 빠진 38명이 이날 1시간 동안 도로 풀 뽑기와 계곡 환경정화를 실시했다. 또한 1시간 봉사하고 여주시장으로부터 여주 쌀 4kg 30포를 선물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여주시 산북면 주어리마을에서 국민의힘 경기도의원들이 봉사한 곳을 확인한 결과 주어리마을 입구 도로 풀 뽑기와 계곡에서 쓰레기를 주워 담은 마대자루 6개를 확인했다.
여주시 비서실 관계자는 "경기도의원들이 와서 봉사한다고 하니 시장님이 현장을 찾아 여주 지역 특산품인 여주쌀 4kg 30개를 감사의 표시로 준 것은 맞다"며 "하지만 외부에서 손님 등이 오면 관례적으로 주는 것이다. 이번만 특별하게 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경기도의원들이 받은 여주 쌀을 온라인 최저가로 살펴보면 4kg이 2만2400원이다. 30개면 67만2000원 상당이다.
경기도의회 한 의원은 "1시간 봉사하고 2~3만원 상당의 쌀을 받았다면 최저임금보다 높게 받았다"며 "봉사가 아닌 아르바이트를 가서 일당 받고 온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의원은 "경기도의원으로서 봉사를 갔으면 힘든 주민들에게 필요한 위로품을 전달하고 와야지, 도리어 특산품인 여주 쌀을 받아 온 것은 도의원 자격이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할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 수해복구 봉사활동 계획(안)를 살펴보면 여주시 산북면에서 오전 10시에서 11시까지 1시간 정도 봉사를 했다.
소요 시간을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도의회에서 오전 8시45분 출발해 여주시 산북면 주어리마을 회관까지 오전10시까지 도착하고 오전 10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1시간 가량 한다고 되어 있다.
경기도 재난관리 관계자는 "지난 14~15일 집중호우에 여주시 산북면 일대 9세대가 산사태 대비 대피만 했고 실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지난 22~23일 집중호우 때는 대피도 없었고 별다른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이애형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작년에 이곳이 피해를 많이 입었던 곳이고 지역 주민들 일손 부족으로 인해 도움 요청이 들어와서 수해지구를 돌아보는 겸 환경정화 활동을 했다"며 1시간 봉사한 것에 대해서는 "1시간 봉사한 것은 의미가 없나요"라고 발끈했다.
이어 "경기도 전체에서 지금까지 도움 요청이 들어온 곳은 여주시 산북면 그곳 한 곳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여주시 산북면 수해봉사 활동. [사진=경기도의회 국민의힘] |
진보당 경기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경기도의원은 봉사쇼와 생색내기 구태 정치 이전에,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재난 시기 집권 여당의 역할을 성찰하라"고 규탄했다.
이어 "피해 지역이 아닌 곳에서 1시간 수해복구 봉사쇼는 집권 여당 공직자들의 참담한 재난 인식 수준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극심한 수해로 48명이 목숨을 잃었고 아직도 4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경기도민의 살림살이를 책임진다는 여당 의원이 초단시간 파트타임으로 몰려가 풀을 뽑고 자화자찬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의 수해대응의 진정성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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