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보험 표준 약관…이달 손보사 10곳 출시 예정
생보사 상조서비스 출시하나…규제 완화 남아있어
손보·생보 신년사 공통과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계묘년 새해 맞이 보험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손해보험업계는 드론보험, 생명보험업계는 상조서비스가 꼽힌다. 주요 손보사 10곳은 국토교통부가 표준 약관을 마련한 덕에 이달 중 드론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며, 생보사들은 금융당국의 자회사 규제 완화를 계기로 상조서비스 진출에 눈독들이고 있다. 한편, 손보업계와 생보업계의 공통 과제로는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가 꼽힌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전날 '민·관드론보험협의체'를 통해 드론보험 약관의 표준안을 마련함에 따라 손해보험사 10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농협손해보험·흥국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드론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드론보험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KB손해보험이 유력하다.
[고양=뉴스핌] 윤창빈 기자 =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가 대테러종합훈련에서 공격용 드론이 비행하고 있다. 2022.10.27 pangbin@newspim.com |
그동안 드론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의무보험 상품은 대부분 드론이 날다가 추락했을 때 타인이 다친 경우 이를 보상하는 등 일반적인 배상책임보험의 특약사항으로 판매돼왔다. 이로 인해 보험사별 보장 범위와 금액, 약관 내용의 해석 차이가 발생해 보상업무에서 혼란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안을 마련했다. 표준안은 보통약관과 특별약관으로 구성되며, 위험도가 높은 운송업·대여업과 군집비행 등의 드론은 특약사항으로 분리해 가입자의 기본 납입료 부담을 완화했다.
또, 보상하지 않는 손해 항목을 구체화해 과실 손해 등 책임소재를 명확히하고, 미성년자의 경우 교관 또는 교사 등 감독자의 관리 아래 드론을 비행하는 경우 보상이 가능하도록 했고, 군용 드론의 경우 실전에 배치되지 않고 교육용 등으로 활용되는 경우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김동현 국토부 첨단항공과장은 "이번 드론보험 약관의 표준안이 반영된 상품은 사업용·공공용 드론에 한정돼있으나 앞으로 보험사 등과 긴밀히 협의해 취미용·레저용 드론보험 상품도 다양하게 개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용 드론보험 상품에 대한 보험업계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개인용 드론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기 애매한 상황에서 개인이 드론보험에 굳이 돈을 내며 가입할 유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손보사들도 개인용 드론보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생명보험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는 상조서비스가 꼽힌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전날 신년사를 통해 "요양과 상조서비스 진출을 통해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높은 수준의 요양·장례서비스를 제공해 생보사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상조서비스가 '사망보장'과 관련이 깊은 만큼 생보사들은 상조서비스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크고 건전성 관리가 잘 돼있는 대형 생보사들이 출생부터 사망까지 인생 전반을 보장하며 안정적이고 좋은 상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나 기존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자회사, 부수 업무로 영위 가능한 업무를 보험업과 관련성이 있는 건강, 장묘, 장기 간병, 신체장애 등으로만 제한해 장묘 영역에 상조 서비스가 해당하는 지 개별 유권해석이 필요했다.
생보협은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 내 금융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에 상조시장 진출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했고, 금융위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한 36개 세부과제에 보험업에 대한 '자회사 투자 제한 완화'를 포함시켰다. 자회사 설립 기준 유권해석에 상조서비스가 포함되면 생보사들에게도 상조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현재 생보업계에서 제공되는 상조서비스는 동양생명이 상조사와 제휴를 맺어 판매 중인 '(무)수호천사상상플러스종신보험'이 대표적이다. 해당 상품은 피보험자 사망 시 제휴 상조업체의 VIP 상조 서비스를 할인가로 이용할 수 있게끔 보장을 설계했다. 향후 생보사들이 제공할 상조서비스는 종신보험 등 장기보험에 담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내용은 기존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생보업계가 약 7조원 규모의 상조시장 진출을 계기로 불확실한 영업환경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생보사들은 지난해 금리인상으로 주력 상품인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등의 판매가 줄며 순이익 감소를 겪었다.
이 외에도 손보업계와 생보업계의 올해 공통 과제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꼽힌다. 정희수 생보협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청구를 전산화해 4000만명의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쉽고 편리하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정지원 손보협회장 신년사를 통해 "번거로운 보험금 청구 절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법 작업을 관계 기관과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