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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③쿠팡, 물류센터만 곧 200만평? 이미 게임 끝?

기사입력 : 2022년10월29일 09:45

최종수정 : 2022년10월29일 09:45

물류센터 핵심은 로봇과 인공지능 그리고 사람?
쿠팡 물류센터 면적 여의도 2배 규모 확대
쿠팡 비장의 무기는 풀필먼트 서비스?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쿠팡은 2022년 기준으로 한국 이커머스 1위 회사다. 쿠팡은 넓은 범위에서 유통업을 영위한다고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유통업은 '제조-도매-소매-소비자'라는 4단계를 갖춘다. 그런데 지금의 유통업은 어떨까. '제조-플랫폼(쿠팡 등)-소비자'라는 3단계로 끝나버린다. 유통업에 엄청난 혁신이 생긴 셈이다. 이렇게 쿠팡을 이커머스의 최강자이자 유통업의 최강자로 만든 핵심 비결은 뭘까. 바로 물류센터다.

 ◆ 쿠팡 물류센터 곧 200만평...이미 게임 끝?

쿠팡은 미국 이커머스 사업에서 1위를 차지한 아마존닷컴의 성공 비결을 좇아 한국에서 물류센터 건립에 올인했다. 경쟁사들은 쿠팡 등장 초기에 이미 쿠팡의 전략을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쿠팡의 부실한 자금력으로 볼 때 쿠팡이 막대한 물류센터 구축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쿠팡의 미친 전략에 감명받아 2회에 걸쳐 무려 3조6000억원(30억달러)을 흔쾌히 투자했던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머릿속까지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쿠팡의 미친 전략과 손정의의 미친 투자가 결합하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비록 적자를 보더라도 당일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한국 소비자들은 엄청난 편익을 누렸고 쿠팡에 열광했다. 이 서비스의 핵심 원천은 역시 물류센터다. 이미 한국에서 물류센터 건립 싸움은 쿠팡의 압승으로 끝나가고 있는 중이다. 

쿠팡이 발표한 '쿠팡 임팩트 리포트(2021년 말 기준)'에 따르면 쿠팡은 물류 인프라를 30여 개 지역에 100개 이상 갖추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또 직원 수는 6만5000명으로 개별회사 기준 삼성전자(11만3000명)와 현대자동차(7만2000명)에 이어 국내 고용 3위에 해당된다. 이 중 비수도권 지역의 고용인원은 1만7000명으로 지역 균형발전에 이바지하는 모양새다. 참고로 대형마트 3사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직원 수를 다 합쳐도 약 6만2000명으로 쿠팡보다는 적다.

현재 일명 쿠세권으로 알려진 쿠팡의 새벽배송 서비스 가능지역은 전국에 약 100여 곳으로 한정적이다. 물류의 효율성 측면에서 아직은 서울과 수도권, 세종과 대전 중심의 충청권, 부산 중심의 경남권, 대구 중심의 경북권에 서비스 가능지역이 몰려 있다. 전라도는 광주와 전주가 가능하고, 아직 강원도에는 새벽배송 가능지역이 미미하다. 쿠팡의 큰 그림은 전국적인 물류망을 구축해 경쟁사의 추격이 불가능한 압도적 1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 구축은 이미 경쟁회사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한국 인구 5160만명의 70%인 3600만명 이상이 쿠팡 물류 인프라로부터 10분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쿠팡은 이 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미 수도권 지역 주요 물류센터 건립은 다 끝낸 상태다. 향후에는 비수도권 물류센터 증설에 에너지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그렇다면 현재 쿠팡의 물류센터 전체 면적은 얼마나 될까. 쿠팡은 2021년 초 미국 증시 상장 당시 상장보고서에서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물류회사'라는 표현을 썼다. 또 2020년 말 기준 연면적 약 70만평(2500만평방피트)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연면적은 바닥면적과 달리 층별 면적을 합산하기 때문에 좀 더 계산이 복잡하다. 1년 뒤인 2021년 말 기준 쿠팡 물류 인프라의 연면적은 약 118만평(390만제곱미터)으로 늘어났다. 1년 만에 40만평 이상 가파르게 증가한 셈이다.

2025년으로 기간을 좀 더 넓혀보면 어마어마하다. 향후에 비수도권 신규 물류센터(경남 2개, 대구 1개, 광주 1개, 대전 1개) 건립 투자예정금액이 1조원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5년의 쿠팡 물류 인프라 연면적은 200만평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이 면적을 연상할 때 가장 흔한 평수는 33평 아파트 면적이다. 또 느낌적으로 감이 잡히는 평수는 100평이다. 이 범위를 벗어나는 훨씬 더 큰 면적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때 약 89만평(한강 둔치 제외)의 여의도 면적을 활용한다. 쿠팡의 전국 물류센터 연면적은 여의도 면적 89만평의 약 2배까지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엄청난 규모라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쿠팡의 경쟁회사인 '신세계+이마트+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가 전국적으로 물류센터를 건립해 쿠팡을 추격하는 게 가능할까. 또는 작년까지 이커머스 1위를 지켜냈던 '네이버'가 전국에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가능할까. 전통의 유통 강호인 롯데그룹이라면 혹시 물류센터 건립이 더 용이하지 않을까.

정답은 쉽지 않다. 물류센터는 돈만 있다고 구축 가능한 게 아니다. 토지 매수, 인허가 문제, 지역 민원 등 해결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최근 쿠팡과 전북 완주군 간 투자협약이 무산된 사례를 살펴보자. 쿠팡은 완주군에 약 3만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완주군이 전년도의 투자협약 체결 당시 약정한 토지분양가 평당 64만5000원을 최근 83만5000원으로 30% 인상을 요구하면서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 몇 년간의 급격한 폭등 이후 큰 폭의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토지 시장만 분리해서 살펴보면 아파트보다는 상승폭이 덜했지만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토지시장의 특징은 부동산 불황기에도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물류센터 건축비 또한 급격히 상승했다. 쿠팡의 물류센터가 들어선 지역은 모두 일자리가 증가했고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땅값도 많이 올랐다. 만약 경쟁업체들이 그 인근지역에 새롭게 물류센터를 건립하려 한다면 쿠팡보다 훨씬 비싼 토지가격과 건축가격을 감내해야 한다.

물류센터 건립 시 인근 주민들의 민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 요인이다. 최근 대형 물류센터는 인근 주민들에게 '기피시설' 취급을 받는 상황이다. 엄청난 수량의 화물차들이 반복적으로 운행되면서 교통체증, 매연, 소음, 환경오염 등 다양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면서 대형 물류센터 허가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여러 요인들로 볼 때 경쟁사들이 대형 물류센터를 2~3년 안에 빠른 속도로 건립하며 쿠팡을 추격하기에는 이미 많은 장애물들이 놓여 있다. 

 

◆ 물류센터 핵심은 로봇과 인공지능과 사람?

쿠팡이 한국에서 선보인 새벽 및 당일배송 시스템인 '로켓배송'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걸까. 쿠팡의 새벽배송 시스템은 소비자가 밤 12시 이전까지 주문 시 다음날 오전 7시 이전에 물건이 도착하는 배송 서비스다. 또 당일배송 시스템은 당일 오전 10시까지 주문 시 당일에 물건이 도착하는 획기적인 배송 서비스다. 

물류센터가 넓기만 하다고 해서 이런 빠른 배송이 가능한 건 아니다. 물류센터가 얼마나 자동화에 성공했는지에 따라 효율성 부분에서 상당한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쿠팡은 이 부분에서도 자신감이 넘친다. 쿠팡이 2022년 9월에 쿠팡 뉴스룸을 통해 공개한 영상을 살펴보면 쿠팡의 물류센터 핵심 기술력은 5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쿠팡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고객이 주문한 후 단 몇 초 만에 재고, 상품위치, 배송경로 등 수백만 개의 다양한 옵션들을 고려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예측하고 작업을 할당한다. 둘째, 물류센터의 피킹존에서 배송이 시작되는데 고객이 주문하면 즉시 작업자의 PDA에 실시간으로 주문 데이터가 전송된다. 세 번째로 물류센터 안의 피킹 로봇(AGV)은 바닥에 부착된 바코드를 인식해 물건이 있는 선반을 직접 실어 작업대까지 옮겨준다. 넷째, 해당 물건을 작업자가 꺼내서 포장작업대로 보낸 후 작업자가 자동포장기를 이용해 포장백에 물건을 넣기만 하면 알아서 포장되고 운송장이 부착된다. 다섯번째, 작업자가 분류로봇에 포장된 상품을 올려놓기만 하면 운송장에 적힌 주소를 스캔해 수백 대의 분류로봇들이 배송지역별로 분류한다.

결과적으로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단 몇 분 만에 포장과 배송지역별 분류까지 끝마치는 최첨단 기술력이 각각의 쿠팡 물류센터 안에 갖춰져 있다. 쿠팡이 쌓아온 이런 물류센터 내의 최첨단 기술력은 단시간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조 단위가 넘는 기술개발비를 투입해 이뤄낸 소중한 성과다. 따라서 경쟁업체들이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빠른 시간 안에 따라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물류센터만 좋으면 끝? 배송은 누가 하나?

쿠팡의 자랑인 물류센터의 서비스의 경쟁력은 막강하다. 하지만 아무리 물류센터가 좋아도 결국 누군가가 소비자의 집 앞까지 상품을 배송해 줘야 한다. 물류용어로는 최종소비자와 만나는 이 구간을 '라스트 마일' 구간이라고 한다. 이 최종 배송은 누가 할까. 이런 배송과 물류 전반을 책임지는 회사가 바로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다. 쿠팡 로지스틱스는 '쿠팡친구', '쿠팡 플렉스', '쿠팡 퀵플렉스'라는 제도를 운영한다.

'쿠팡친구'는 쿠팡에서 직접 고용한 배송담당 직원으로 월급제로 운영된다. '쿠팡친구'에게는 쿠팡에서 차량도 제공하고 각종 장비와 유류비 등도 지원해 준다. 이에 반해 '쿠팡 플렉스'는 쿠팡에서 고용된 직원이 아니라 일반인이다. '쿠팡 플렉스'를 통해서 일하는 개인 배송기사는 본인이 소유한 차량을 통해 배송을 하고 배송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오토바이든 승용차든 이동수단에 특별한 제한은 없다.

'쿠팡 퀵플렉스'는 '쿠팡 플렉스'에서 진화된 개념으로 대형 차량을 소유한 개인으로 가입 제한을 둔다. 따라서 승용차 소유자가 아니라 1톤 트럭, 냉동탑차, 저상탑차 등 물건을 더 많이 실을 수 있거나 특수 물건을 실을 수 있는 차량 보유자들만 계약이 가능하다. 또 다른 차이점은 '쿠팡 퀵플렉스'는 개인들과 직접 계약하지 않고 쿠팡과 화물차 업체들이 단체로 계약을 진행한다.

쿠팡은 자체 배송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가고 있다. 이에 따라 2022년 6월부터는 한진택배에 위탁했던 '로켓배송' 물량 월 700만여 개의 절반 이상을 자체 배송으로 전환했다. 한진택배는 쿠팡 배송물량의 대거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쿠팡 로지스틱스는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 역량이 확대됨에 따라 자체 택배물량 외에 제3자 택배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작년에 화물자동차운송사업자 신청을 해 승인을 받았다.

관련 규정상 자기 물량 이외의 다른 업체 화물을 운송하는 '3자물류'를 하려면 택배전용 번호판(노란식 '배' 번호판)을 발급받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쿠팡의 이런 움직임으로 볼 때 3자물류가 더 진화된 풀필먼트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제트배송' 확대에 진심인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다.

 

 ◆ 쿠팡 비장의 무기는 풀필먼트 서비스?

쿠팡의 물류센터 수가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또 물류센터 면적이 커지면 커질수록 쿠팡이 단지 직매입한 물건만을 집중적으로 배송하는 '로켓배송'에만 힘을 쏟는다면 아쉬움이 생긴다. 쿠팡의 물류센터 인프라는 훨씬 더 많은 양의 상품을 처리할 능력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풀필먼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역량도 같이 커지게 된다. 그런데 풀필먼트 서비스는 뭘까.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3자물류'에 대해 알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3PL(Third Party Logistics)'이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3자물류'라고 하는 이 단어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 '생산자와 판매자의 물류를 제3자를 통해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신발 전문 쇼핑몰'을 예로 들어보자. 과거에는 소비자가 신발 전문 쇼핑몰에서 '나이키 신발'이나 '아디다스 신발'을 주문하면 쇼핑몰 판매자가 신발 재고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가 신발을 포장해 직접 배송업체에 넘겨 소비자에게 배송을 진행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3자물류' 서비스를 통해 '신발 전문 쇼핑몰 판매자'로부터 위탁받은 '전문 물류업체'가 바로 신발 배송을 진행한다.

꼭 자사의 쇼핑몰이 아니라 11번가, G마켓, 쿠팡의 오픈마켓을 활용하는 '판매자'들의 경우에도 3자물류를 활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아예 '제조회사'들이 '3자물류'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3자물류' 서비스 사용자는 제품 생산을 제외한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물류에 들어갈 비용과 노력을 다른 곳에 투자함으로써 고객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풀필먼트 서비스(Fulfillment Service)'는 뭘까. '3자물류'가 더 발전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3자물류'의 과거 의미는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해 물류 부문만을 아웃소싱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과거보다 진화한 요즘의 '3자물류' 개념은 판매 상품의 입고, 보관, 제품 선별, 포장,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서 더 진화한 풀필먼트 서비스는 추가로 수요예측, 고객응대(CS), 교환 및 환불 서비스(AS)까지 말 그대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1위 이커머스 회사인 아마존이 전 세계 최초로 도입한 FBA(Fulfillment By Amazon) 서비스가 그 시초라고 볼 수 있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대로 하려면 당연히 물류센터를 보유해야 한다. 배송은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자체적인 시스템을 갖추거나, 네이버처럼 택배회사인 CJ대한통운을 활용해 3자물류 형태로 진행할 수 있다. 참고로 쿠팡과 마켓컬리는 자체적인 물류센터와 직접적인 배송능력을 갖추고 있다.

'풀필먼트' 기능을 갖춘 쿠팡 '로켓배송'의 장점은 제품 직매입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제품이 물류센터에 보관돼 있어 배송이 빠르다는 점과 품질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단점은 제품을 매입해 보관하므로 재고 위험과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반대로 G마켓이나 11번가 같은 오픈마켓 전문회사는 플랫폼만을 제공하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으므로 재고 위험이 없고 비용 부담이 적은 게 장점이다. 단지 중개상 역할만 할 뿐이다. 대신 오픈마켓 판매자가 별도로 직접 제품을 관리하므로 품질을 보장하기가 어렵고 배송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 제트배송 성장할수록 쿠팡 이익 급증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쿠팡의 자체 상품이 아닌 '오픈마켓 판매자들' 같은 제3자에게 제공하는 물류 서비스가 바로 '제트배송'이다. 쿠팡은 그동안 막강한 물류센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직매입한 상품들을 당일 배송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 왔다.

하지만 계속해서 천문학적으로 물류센터에 투자해 왔기 때문에 쿠팡은 이제 직매입한 자체 상품들뿐만 아니라 쿠팡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는 오픈마켓 판매자들에게도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여력이 충분해졌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셀러(오픈마켓 판매자)에게도 '로켓배송'처럼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해 당일배송이 가능하게 하는 '제트배송'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쿠팡을 이용하는 소상공인 파트너의 수는 2021년 말 기준 15만7000명이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가 단순한 쿠팡의 '오픈마켓 판매자'에서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제트배송 판매자'로 넘어가고 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의 수수료율은 4~11% 사이인 데 비해 쿠팡의 막강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제트배송 판매자의 수수료율은 약 30%로 비싼 편이다. 그런데도 판매자들이 선호하는 것은 역시 제트배송의 최강점인 당일배송과 풀필먼트를 기반으로 하는 편리한 토탈 서비스 때문이다.

이제 900만명이 넘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들은 '로켓배송'이나 '제트배송' 같은 당일배송 서비스에 익숙해져서 배송이 느린 오픈마켓 상품 구매는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쿠팡 입장에서는 직매입한 상품의 경우 매입액 전액이 매출액으로 잡히지만 오픈마켓 판매나 제트배송 판매의 경우 수수료율만큼만 매출액에 반영된다. 따라서 제트배송 판매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쿠팡의 회계상 수익구조도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쿠팡의 이커머스 부문 흑자전환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제트배송 덕분이다. 또 제트배송의 경쟁력이 뛰어난 이유는 머지않아 전국에 여의도 면적의 2배인 약 200만평에 가까운 압도적 규모를 갖추게 될 쿠팡의 강력한 물류 인프라 덕분이기도 하다.

 

 ◆ 신선식품 새벽배송 최후 승리자는 로켓프레시?

쿠팡이 취급하는 물건의 80% 이상은 공산품이다. 쿠팡은 이 공산품과 생필품들을 '로켓배송'이라는 빠른 배송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문 앞까지 신속히 전달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공산품과 생필품만으로 한국의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완전히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소비자들은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원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원조는 201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이다. 쿠팡도 신선식품 시장의 중요성을 깨닫고 2019년부터 '로켓프레시'라는 이름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쿠팡 외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쟁에 같이 뛰어들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쿠팡, 마켓컬리, 이마트(쓱닷컴) 같은 메이저 회사 몇 개를 제외하고는 줄줄이 철수 중이다. 롯데온, GS프레시몰, BGF 헬로네이처, 프레시지, 매쉬코리아가 최근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저히 적자폭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쿠팡도 아직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기업들의 심각한 적자는 일일이 설명할 것도 없다.

왜 새벽배송은 하면 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걸까. 신선식품의 특성상 새벽배송을 위해서는 도심과 가까운 곳에 냉장∙냉동 물류센터를 설치해야 하고 콜드체인 등 설비 구축에도 상당히 많은 자금이 소요된다. 또 근로자들이 밤샘작업을 통해 배송할 상품을 분류하므로 당일배송에 비해 인건비가 최소 1.5배 이상 급증한다.

새벽배송을 아웃소싱할 경우 배송이 증가하면 할수록 배송비용도 같이 늘어난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새벽에 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배송 시스템을 갖춰야 비용이 절감된다. 이런 경우 특히 배송물량이 충분해야 배송 생산성도 높아진다.

이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하는 회사는 쿠팡, 마켓컬리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미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한 이런 업체들이 대량 매출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있다. 후발 주자들이 이 틈새를 뚫고 의미 있는 수익을 내기는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물류센터 인프라 구축이 탄탄한 쿠팡마저도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선식품 중심의 물류센터인 '프레시 풀필먼트 센터(FC)'를 추가로 건립하고 있다. 따라서 새벽배송은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후발 주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무리수가 따르는 사업이다. 뒤늦게 새벽배송 전쟁에 뛰어든 경쟁사들이 눈물을 머금고 철수하는 이유다.

하지만 쿠팡은 아직 배가 고프다. 아마존닷컴의 사례로 볼 때 이커머스 사업의 마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이 사업만으로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쿠팡은 신사업에 계속 도전하고 싶어 한다. 쿠팡이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신사업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④편에서 계속… ④ 쿠팡 아직도 배고파… 신사업 흑자 날까?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편집 : 이승주 / 그래픽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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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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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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