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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③우버 자율주행차 버리고 웬 화물배송?

기사입력 : 2022년08월20일 08:44

최종수정 : 2023년06월11일 16:45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우버 투자자들을 가장 충격에 빠뜨린 사건은 미래 사업이자 차세대 먹거리로 손꼽혀 왔던 '자율주행 사업'과 '에어택시 사업'의 매각 결정이다. 우버는 자율주행차 사업 부문인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스 그룹(ATG)' 지분 86%를 2020년 12월에 '오로라 이노베이션'에 매각하는 대신 오로라 지분 약 26%(2022년 기준)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행히 우버가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해 향후에도 오로라에 대한 영향력 행사는 가능한 구조였다.

곧 이어 에어택시 사업부인 '우버 엘리베이트'를 '조비 에비에이션'에 매각하는 대신 상호간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추가로 발표했다. 거래가격은 900억원(7500만달러)이다. '오로라 이노베이션'과 달리 우버의 '조비 에비에이션' 지분율은 약 4%로 미미하다. 참고로 조비 에비에이션의 최대주주는 16%의 지분을 보유한 창업자 조벤 비버트이고 2대주주는 12%의 지분을 보유한 도요타자동차다.

이 발표로 투자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무인 자동차'와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는 근사한 비즈니스는 투자자들의 꿈이기도 했다. 그들에게 우버가 앞으로는 신성장 사업으로 음식배달 사업과 화물운송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투자자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그런 핵심 미래 사업을 다 팔아버리면 우버는 첨단기업이 아니라 그냥 '배달기사'나 '운전기사'를 연결해 주는 심부름센터 수준 아니냐"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우버의 자율주행 사업부와 에어택시 사업부 매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꽤 많다. 우버가 그동안 자율주행차 사업에 쏟아부은 돈은 약 1조2000억원(10억달러)이다. 하지만 향후에도 자율주행차 시장이나 에어택시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오랜 시간이 더 필요하고 연구개발비로도 막대한 추가 자금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우버의 자율주행차 기술력은 테슬라나 구글의 웨이모보다 낮아 장기적으로 승산이 없다는 게 객관적인 전망이었다.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CEO는 차라리 지금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배달 사업이나 승차공유 사업에 집중해 일단 심각한 재무구조부터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신 자율주행 분야나 에어택시 분야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먼 훗날 상용화 단계에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우버는 사실 에어택시의 원조 격인 회사다. 2016년 10월에 일명 '우버 백서' 보고서를 통해 에어택시의 표준을 정의하고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 2017년에는 에어택시의 구체적인 원형까지 공개했다. 우버가 아쉽게도 에어택시 사업부는 매각했지만 이 꿈을 이어받은 조비 에비에이션이 에어택시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우버와의 협력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 회사인 오로라 이노베이션의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 오로라는 구글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참여한 크리스 엄슨과 테슬라의 기술 개발에 참여한 스털링 엔더슨이 공동창업한 회사다. 여기에 우버의 자율주행사업부 기술력까지 합쳐졌으니 무시 못할 존재감이다. 오로라가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는 바로 자율주행 트럭이다. 

오로라와 우버의 이해관계는 명확히 일치한다. 오로라는 자율주행 트럭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후 우버를 통해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우버는 최근 급성장 중인 화물운송 중개 서비스 '프레이트'를 자율주행 방식으로 진화시켜 화물운송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복잡한 도심에서 운행되는 승용차 자율주행에 대한 정부의 최종 승인은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적한 고속도로와 시골길을 운행하는 화물트럭 자율주행차의 운행 승인은 승용차보다는 다소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 프레이트? 우버가 화물배송 중개 사업에 진심인 이유

우버는 자사의 주력사업을 딜리버리, 모빌리티, 프레이트 등 총 3개 분야로 나눠서 표기한다. 이 중 마지막 사업인 '프레이트(Freight)'는 화물운송 중개 서비스다. 우버에게는 지금 당장 매출이 발생하는 프레이트 사업이 먼 미래인 자율주행과 에어택시 같은 최첨단 사업보다 더 소중하다. 프레이트의 매출 성장세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버 프레이트는 어떻게 돈을 버는 걸까.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물류사업에 대한 기본지식이 필요하다.

물류사업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퍼스트 마일, 미들 마일, 라스트 마일이다. 퍼스트 마일은 제품이 생산돼 최초로 이동하는 구간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나이키가 최초로 공장에서 신발을 제조해 인근에 있는 자신들의 물류창고까지 제품을 운반했다면 이를 퍼스트 마일이라 할 수 있다. 

미들 마일은 기업과 기업 간의 물류 이동이 일어나는 구간이다. 예를 들어 나이키가 자신들의 물류창고에서 신발을 출고해 전국 각지의 쿠팡 물류창고로 운송했다면 이를 미들 마일이라 할 수 있다. 또는 신발을 수출하기 위해 항만이나 공항의 물류창고로 운송했다면 이 또한 미들 마일이다. 그런데 퍼스트 마일과 미들 마일을 정확히 구분 짓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래서 그냥 퍼스트 마일과 미들 마일을 합친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라스트 마일은 운송의 마지막 단계다. 최종 목적지까지 제품을 책임지고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마지막으로 소비자와 만나는 가장 최종적인 구간이다. 나이키의 신발로 예를 들면 쿠팡의 물류창고에 보관된 신발이 각 소비자의 집까지 배송되는 구간이다. 우버이츠의 음식배달 서비스도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라스트 마일이라 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우버의 프레이트 사업이 주력하는 쪽은 바로 미들 마일이다. 미들 마일은 의류, 신발과 같이 최종소비자와 밀접한 제품 외에도 철강, 기계 등 국가의 주요 산업과 관련 있는 대형 사이즈의 물류를 포함한다. 이런 물류 운송의 핵심 수단은 대형 화물트럭이다. 미국의 국토 면적은 한국보다 99배 넓어 미들 마일 시장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다. 

미들 마일 시장은 화물 운전자인 차주, 화물의 소유자인 화주, 차주와 화주를 연결해 주는 운송사나 주선사로 구성돼 있다. 과거에 미들 마일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주체는 운송사나 주선사다. 운송사는 화물차를 보유하고 있고, 주선사는 화물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게 차이점이다. 이들은 중간에서 화물차 운전자와 화물운송을 원하는 화주를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우버 프레이트가 제공하는 서비스 역시 화물차 운전자와 화물운송을 원하는 화주를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기존의 주선사와 차이점이 있다면 우버 프레이트는 훨씬 정교한 모바일 앱을 통해 연결해 준다는 점이다. 우버 프레이트의 핵심 경쟁력은 우버X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 방식의 모바일 앱이다. 

이 서비스가 미국 화물운송 중개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기존의 아날로그에 가까운 중개 방식을 최첨단 디지털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했기 때문이다. 이 화물운송 중개 서비스는 승차공유 서비스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승차공유는 승객의 현재 위치와 목적지 정보만 있으면 손쉽게 연결이 가능하다. 반면 화물운송 중개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화물의 종류와 부피가 각각 달라서 화물별로 운반 가능한 화물트럭의 종류도 다르기 때문에 연결이 더 복잡하다.

특히 우버 프레이트가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는 건 운송비를 24시간 내에 지급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운송비 지급에 30일 이상이 소요돼 화물차 운전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또 다른 장점은 알고리즘을 통한 효율적인 배차 작업으로 화물트럭의 공실률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배차 방식이 다소 주먹구구식이라 화물차 운전자들의 불편이 상당했다. 하지만 우버 프레이트 앱이 나온 후에는 우버X 운전자들처럼 화물차 운전자들도 프레이트 앱을 통해 화물운송을 원하는 화주와 손쉽게 연결이 가능해졌다. 이런 이유로 화물차 운전자들의 프레이트 앱 가입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우버는 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화물운송 사업을 더 확대하기 위해 2021년에 화물운송 소프트웨어 기업인 '트랜스플레이스'를 2조7000억원(22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 합병을 통해 우버 프레이트는 더욱 정교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우버 프레이트의 장기적인 계획은 화주 정보, 화물차운전자 정보, 화물의 특성, 화물 이동경로 등을 빅데이터로 축적해 더욱 정교한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앞으로의 물류 경쟁력은 누가 더 퍼스트 마일과 미들 마일, 라스트 마일 과정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지에 달려 있다. 물론 이 분야에서 우버 프레이트의 경쟁력은 상당히 높다. 

우버 프레이트 부문의 매출액은 2019년에는 9000억원(7억달러)으로 미미했지만 2021년에는 2조6000억원(21억달러)으로 2년 만에 매출액이 3배 급성장했다. 조정 EBITDA는 2019년도에 -2600억원(2억2000만달러)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2021년에는 -1560억원(1억3000만달러)으로 적자가 축소됐다.

최근 5개 분기의 실적을 세분화해 살펴보자. 가장 최근인 2022년 2분기 매출액은 직전 1분기와 비슷한 2조2000억원(18억달러)으로 성장세가 미미하다. 하지만 전년 동분기 매출액 4000억원(3억달러)과 대비해 보면 무려 426%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매출액이 급증한 이유는 트렌스플레이스 인수로 인해 합산 매출액이 커진 영향도 있다.

특히 조정 EBITDA가 2021년 2분기에는 490억원(4000만달러)의 적자로 부진했지만 2022년 2분기에는 60억원(5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우버가 지금 당장은 돈이 안 되는 자율주행차나 에어택시보다 곧 돈이 될 가능성이 높은 우버 프레이트 사업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음식배달과 화물배송 사업으로 매출 급성장

만약 우버가 사업의 출발이자 뿌리 사업인 모빌리티 분야에만 집중하고 음식배달 사업인 딜리버리 분야나 화물운송 중개 사업인 프레이트 분야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모빌리티 분야는 2019년의 12조9000억원(107억달러) 매출액 대비 2021년에는 8조3000억원(70억달러)으로 35%의 감소세를 보이며 2021년에도 여전히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신사업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우버는 매출액이 감소하며 성장세가 꺾인 그저 그런 회사로 인식됐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버가 딜리버리 분야에 진출함으로써 2019년에 1조7000억원(14억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2021년에는 10조원(84억달러)으로 무려 500% 폭증한 딜리버리 사업모델을 추가로 보유하게 됐다. 프레이트 사업에도 진출해 2021년 매출액이 2조6000억원(21억달러)을 기록하며 든든한 우버의 3번째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3개의 막강한 사업부문을 합치면 우버의 2021년 매출액 합계는 무려 20조9000억원(175억달러)에 달한다. 

우버 전체 사업의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딜리버리 분야가 48%, 모빌리티 분야가 40%, 프레이트 분야가 12%다. 딜리버리 사업 매출이 모빌리티 사업 매출보다 높은 이유는 코로나19 특수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다. 2022년 2분기에는 다시 모빌리티 사업의 매출이 더 높아졌다. 그 외 프레이트 분야의 매출 비중이 커진 것도 눈에 띈다.

우버의 지역별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캐나다(58%) 비중이 가장 높긴 하지만 유럽∙중동∙아프리카(18%), 아시아태평양(16%), 라틴아메리카(8%)의 비중도 상당하다. 그만큼 글로벌 분산이 잘돼 있다는 뜻이다. 이런 글로벌 분산 전략은 음식배달 경쟁업체인 도어대시나 승차공유 경쟁업체인 리프트보다 뛰어난 우버만의 강점이다. 참고로 도어대시와 리프트의 매출액을 다 합쳐도 9조7000억원(81억달러)에 불과해 우버 전체 매출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 우버가 문어발 기업인 이유

우버는 왜 디디글로벌(디디추싱), 그랩홀딩스, 조마토,  얀덱스 택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까. 부진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했던 중국, 동남아, 인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본인들의 사업을 넘기고 대신 강력한 경쟁사들의 지분을 받으면서 본의 아니게 문어발 기업이 됐다.

대표적으로 중국에서는 2016년에 우버의 중국 사업을 디디글로벌에 매각하고 11%의 지분을 확보했다. 2018년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우버 사업부를 그랩과 합병하고 지분 14%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인도에서 우버이츠를 조마토에 넘기고 7%의 지분을 챙겼다. 러시아에서는 합작법인인 얀덱스 택시 지분 29%를 확보하고 2017년에 철수했다. 

이런 후퇴 전략이 꼭 우버에게 불리한 건 아니다. 끝도 없는 치킨게임을 하려면 마케팅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가는데 우버는 지금 적자 회사다. 한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너무 많은 경쟁자들을 상대하는 게 좋은 전략은 아니다. 차라리 경쟁회사에 현지 사업체를 넘겨 경쟁을 완화하고 경쟁회사의 지분을 받는 게 서로에게 이득일 수 있다. 

하지만 우버의 2022년 1분기 실적 발표 후 시장은 경악했다. 1분기에 무려 6조7000억원(56억달러)의 주식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우버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디디글로벌, 그랩홀딩스, 조마토, 오로라 이노베이션의 주가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폭락했기 때문이다. 추가로 2022년 2분기에도 또다시 2조원(17억달러)의 주식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보유주식의 평가손실은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손실은 아니다. 하지만 우버의 수익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악재로 인식된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우버 투자회사들의 주가는 2022년 2분기 말에 바닥을 형성한 후 큰 폭으로 반등했다. 따라서 우버의 3분기 주식평가손익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 우버, 이제는 이익을 내고 싶다

우버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였던 트래비스 칼라닉은 각종 사건 사고로 2017년 6월에 물러났다. 우버에게는 유능한 새 CEO가 절실했다. 그래서 온라인 여행업체 익스피디아의 CEO였던 다라 코스로샤히를 어렵게 모셔왔다. 새로운 우버 CEO는 수익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전 세계 시장 중 경쟁이 치열한 10여개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철수했다. 또 코로나19로 수익성이 더 악화된 2020년 5월에는 전체 직원 2만8600명 중 25%에 달하는 6700명을 해고해 고정비용을 줄이는 결단을 내렸다.

이런 수익성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버의 영업이익은 심각한 적자다. 그래서 우버의 사업구조로는 애초부터 수익 달성이 불가능한 게 아닌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버는 2019년에 12조9000억원(107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음에도 10조3000억원(86억달러)이라는 무시무시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행히 2020년에는 -5조8000억원(49억달러), 2021년에는 -4조6000억원(38억달러)으로 영업적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진실은 여전히 영업적자가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 우버보다 더 영업적자가 심각한 기업은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유일하다. 한국전력은 2021년에 5조9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사기업 중에서 우버보다 더 심각한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국 기업은 없다. 

영업이익이 엉망이다 보니 우버는 영업과 상관없는 감가상각 비용과 스톡옵션 비용을 차감하지 않고 계산한 조정 EBITDA를 별도로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조정 EBITDA마저도 적자였다. 2019년에는 3200억원(3억달러), 2020년에는 4700억원(4억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하지만 2021년엔 1조3200억원(11억달러)의 흑자로 전환하며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우버의 최근 5개 분기 전체 실적을 살펴보면 수치가 확연하게 좋아지고 있다. 우버의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 후 시장은 환호했고 발표 당일에 주가는 19% 폭등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과 달리 직전 분기 대비 매출액은 18%, 조정 EBITDA는 117% 폭증해 시장 전망치를 모두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우버의 3대 주력사업인 딜리버리, 모빌리티, 프레이트 부문의 조정 EBITDA가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버의 월간사용자수(MAPCs)도 1억2200만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분기 대비 21% 성장했다. 

특히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버가 매우 자랑스러워한 지표가 있다. 바로 우버 역사상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4600억원(3억8200만달러)의 플러스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잉여현금흐름이란 기업이 일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만들어내고 추가로 영업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진행하고도 기업에 남은 현금을 의미한다. 잉여현금흐름은 현금흐름표상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 영업에 대한 투자'라는 산식으로 계산한다. 이 지표가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건 우버의 심각하게 나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확실한 신호다. 

◆ 우버가 택시보다 비싸진 이유

이제 우버는 반드시 수익을 내야 하는 코너에 몰려 있다. 우버의 2022년 6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8조8000억원(74억달러)에 불과하다. 누적적자가 무려 38조6000억원(322억달러)에 달한다. 플랫폼 기업에 초기의 대규모 적자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창업 13년 차인 우버가 앞으로도 계속 적자를 낸다면 결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없다. 

우버는 소비자와 운전자 양쪽의 눈치를 봐야 해서 기본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없는 사업구조다. 하지만 사용자 수를 계속 늘려 매출을 지속적으로 키운다면 마진은 낮더라도 박리다매로 수익을 계속 확대해 갈 수 있는 구조다. 우버의 해법은 결국 성장과 수익이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렌터카 대여비용보다 우버를 이용하는 요금이 더 저렴했다. 이론적으로 운전자 비용이 추가되는 우버가 운전자 없이 차만 빌려주는 렌터카보다 더 저렴하다는 건 모순이다. 여기서 추정할 수 있는 건 우버가 승객과 운전자들에게 보조금을 엄청나게 뿌려 왔다는 사실이다. 이런 마케팅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과거에 택시보다 저렴했던 우버X의 미국 소비자 요금은 2022년에 들어서면서 택시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제 우버가 막대한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수익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우버가 승차공유 운전자와 음식배달 운전자의 보조금을 축소하고도 지금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심각한 영업적자가 흑자로 전환되는 시기는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

그리고 먼 미래에 자율주행차, 자율주행 배송로봇, 자율주행 화물트럭이 정말로 상용화되고, 우버가 이 시장에서 막강한 잠재 경쟁자들인 테슬라나 구글 웨이모와 치열한 경쟁 대신 잘 협력해 지금의 시장을 지켜낼 수 있다면 우버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게 높아질 것이다.

◆ 우버 주가는 저평가인가, 고평가인가

우버는 2019년 5월에 공모가 45달러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후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3월에는 14달러가 붕괴되기도 했다. 이후 2021년 2월에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상 최고치인 6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8월 초 주가는 31달러로 직전 최고점 대비 52% 폭락한 상황이다.

우버의 시가총액은 2021년 2월 최고점 당시에는 155조원이었으나 2022년 8월 초에는 75조원까지 하락했다. 1년 6개월 만에 80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하지만 2021년에도 4조6000억원의 엄청난 영업적자를 낸 우버의 시가총액이 75조원이라면 과연 저렴한 걸까. 우버의 적정 주가에 대한 판단은 우버를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것이다.

우버와 같이 성장성은 높지만 적자가 지속되는 기업의 가치평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반적인 가치평가 지표인 PER(주가수익비율)의 경우 이익을 기반으로 계산되므로 적자 기업은 수치 산출이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 보조지표인 PSR(주가매출비율)을 활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PSR을 구하는 공식은 '시가총액/매출액'이다. 이를 우버에 그대로 대입해 보면 '시가총액 75조원 / 2021년 매출액 21조원 = PSR 3.5'가 계산된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의 평균 PSR은 5.0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PSR 수치로만 본다면 우버의 주가는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버의 경우 적자폭이 워낙 심각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우버에게는 단기 과제와 장기 과제가 있다. 단기 과제는 모빌리티, 딜리버리, 프레이트 분야의 조속한 흑자 전환이다. 장기 과제는 자율주행차를 빨리 도입해 운전자들에게 들어가는 인건비를 없애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일이다. 단기 과제와 장기 과제 둘 다 해결하기가 까다로운 문제들이다. 

하지만 만약 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 낸다면 우버는 이동과 관련된 모든 것을 연결해 주는 세계 최고의 슈퍼 앱을 운영하는 회사가 된다. 우버의 주가는 시장에서 엄청난 재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만약 우버가 이 어려운 단기 과제와 장기 과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투자자라면 우버 주식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촬영·편집·그래픽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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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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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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