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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트는' 식물재배기 선점한 교원, LG·SK 뒤늦은 진출에도 '느긋'

기사입력 : 2021년06월14일 07:10

최종수정 : 2021년06월14일 07:10

코로나19 계기로 '웰스팜' 렌탈 본격 성장
LG전자, SK매직 하반기 출시 목표 '잰걸음'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 국내 렌탈업계 내 식물재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싹을 틔우고 있다. 식물재배기는 중소가전 렌탈업체 교원웰스가 선점한 분야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교원웰스의 식물재배기 '웰스팜' 판매량, 렌탈 계정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그간 시장 진입을 미루던 LG전자, SK매직 등 대기업 2~3위권 가전·렌털업체들이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식물재배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가정용 식물재배기 시장을 향한 업계 관심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서울=뉴스핌] 중소가전 렌털업체 교원웰스의 식물재배기 '웰스팜' [사진=교원웰스]2021.06.08 photo@newspim.com

◆코로나19로 '단비' 만난 식물재배기

14일 교원웰스에 따르면 웰스팜의 지난 4월까지 판매량은 7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량의 경우 1만6000대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교원웰스는 지난해 기준 계정수 80만개, 매출액 2200억원 규모로 렌탈업계 내 6위 업체다. 계정수 기준 2019년 대비 14% 증가했다. 식물재배기의 경우 올해 판매량 증가 속도를 감안, 정수기·공기청정기·에어컨을 잇는 주력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웰스팜은 가정용 소규모 수경재배 기기로 고급 채소, 허브를 사용자가 직접 기르는 서비스다. 2~3년 약정 기간 동안 매월 사용료를 지불하는 렌탈 방식으로 구매한다. 웰스팜의 경우 월 2~3만원으로 식물재배기와 함께 2~3종의 채소 모종을 2개월마다 공급받을 수 있다.

채소 종자는 농업기술원이 개발하고 웰스팜이 자체 식물공장을 통해 모종을 직접 재배한다. 채소를 기르고 수확이 끝나면 주기적으로 모종을 새로 공급, 점검 받을 수 있어 집에서 채소를 기르는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2018년 출시 당시만 해도 웰스팜과 같은 식물재배기는 국내에선 생소했다. IT기술과 농업을 결합한 스마트팜은 원래 농업 생산성 확대 및 농가 수익증대 차원에서 도입됐다. 이를 가정 내 서비스로 변신시킨 것인데 관련 시장에 진출한 기업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장시간 가정에 머무는 '홈콕', '집콕' 문화가 확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내 체류기간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를 위한 실내 소품, 심리적 안정을 위한 '힐링 효과' 차원의 식물재배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됐다는 것이다.

교원웰스측이 특히 주목한 소비층은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다. 지난해 연초부터 하반기까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초·중·고등학교가 일제히 장기간 등교를 중단했다. 이 가운데 저학년층 어린이와 학부모가 식물재배기 서비스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교원웰스가 최근 웰스팜 사용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81%가 만족감을 표시했다. 신선하고 맛있는 채소 섭취, 인테리어 및 힐링 효과 등을 꼽았는데 그 중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 82%가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최근 유치원,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 대상 유아용 '키즈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교원웰스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채소 기르기, 식물 관찰 등에서 아이들에 대한 정서교육을 기대했다"며 "코로나19로 학교가 문 닫은 상황에서 채소 재배를 가정 내 손쉬운 체험학습 수단으로 받아들이면서 렌탈 이용이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국내 주요 렌털업체 순위 2021.06.08 mysun@newspim.com

◆렌탈 2·3위 대형 가전사들 '군침' 

식물재배기는 원래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얻었다. 친환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 이용하는 'DIY(Do It Yourself)' 트렌드와도 밀접하다.

정작 국내에선 식물재배기 개념 자체가 생소한 데다 대기업의 육종사업 진출을 꺼리는 영농업계 반발로 시장 형성이 미뤄졌다. 식물재배기 시장이 아직까진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전체 렌털업계 2위 LG전자, 3위 SK매직 등 대기업 가전사들의 시장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일찍부터 식물재배기 시장에 주목했다. 의류건조기 '스타일러', 무선청소기 '코드 제로'를 잇는 신가전 라인업 후보로 2020년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쇼 'CES'에서 자체 식물재배기 시제품을 공개했다.

냉장고 크기의 재배기 내 선반에 토양과 비료가 패키지 형태로 포함된 일체형 씨앗을 넣는 방식이다. 품종에 따라 2주~6주 사이 작물 수확이 가능하다. 재배기 내 빛, 온도, 습도 등 환경 조절이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분야 기술이 대거 채택됐다.

LG전자는 최근 식물재배기 관심이 커지면서 특허청을 통해 '틔운', '홈싹', '리피온' 등 관련 상표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올해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LG전자 관계자는 "출시 모델과 가격을 조율하는 등 막바지 양산 준비가 이뤄지는 단계"라고 말했다.

SK매직도 올해 하반기 자체 식물재배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삼성전자 사내 스타트업 'AI플러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 업체는 이미 '플랜트 박스'라는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식물재배기를 출시한 경험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렌탈 상위 업체들의 서비스 출시가 이어지면 다른 업체들의 진출도 가속화되면서 전체적인 식물재배기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my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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