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배당금 파격 확대+3000억 자사주 매입 효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外人수급 개선 할까...증권가 이견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KT가 지난 16일 52주 신고가를 돌파하며 주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자사주 매입에 이어 배당금 확대와 같은 주주친화적 정책에 투자자들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이를 계기로 KT가 저평가 구간을 벗어나 3만원선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외국인의 지분 확대를 허용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역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지난 17일 0.38% 오른 2만66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16일엔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KT는 이번달 10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KT 주가 추이 [캡쳐=키움증권 영웅문 HTS]2021.02.18 lovus23@newspim.com |
KT 주가가 2만6000원대에 올라선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그간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아온 KT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편 건 파격적인 배당금 확대와 같은 주주 친화 전략 영향이 컸다. KT는 공시를 통해 주당배당금을 250원에서 1350원으로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22.7% 증가한 것으로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주가 바닥은 PER로 형성되지만 통신주의 경우 기대배당수익률이 주가 바닥을 만든다. 지난해 배당 수준만 유지된다고 봐도 KT 기대배당수익률은 5.5%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5G 사업 수익 확대로 올해도 주당배당금이 증가할 전망인데 1600원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기대배당수익률은 무려 6.5%에 달한다"고 전했다.
앞서 KT는 올해 3000억원 어치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역시 상승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이어 주당 배당금을 상향한 것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감안했을 때 수익의 개선 의지와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적극적인 주가 부양정책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 종목토론방에는 "1%대 은행 정기예금이자 해지하는 대신 KT 배당금 상품에 가입하기로 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상승 모멘텀으로 꼽히는 건 정부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다. 정부가 제출한 정보통신사업개정안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외국정부 또는 외국인이 통신사업자의 발행주식 비중을 현재 제한선인 49%를 초과해 보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해당 법안은 국회로 넘어가 소관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현재 KT의 외국인 지분율은 43.44%로 동종업계의 SKT(35.64%), LG유플러스(30.22%)과 비교해서도 높다. 사실상 외국인의 추가 투자가 거의 불가능했던 셈이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수급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 뿐만 아니라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수급도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개정안으로 실제 외인 투자가 늘어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전파법에 따라 무선국이 개설된 인공위성을 소유하고 있거나, 할당받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관통신사업자는 투자자가 15%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거나 최대주주가 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공익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김홍식 연구원은 "국내 통신사업자는 적대적 M&A 방지 차원에서 대주주가 되면 적격성 심사를 받게된다. 사실상 지분 투자 이후 합병 등 액션이 제한된 상황에서 정부의 인가를 얻어가면서까지 투자를 늘릴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과 5G 가입 증가에 따른 이동전화 ARPU 상승 등은 주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저평가 국면은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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