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종합] 한파 속 울려 퍼진 정인이 추모곡…"양모 사형, 양부 구속"

기사입력 : 2021년02월17일 18:12

최종수정 : 2021년02월17일 18:12

한파 속 오후까지 피켓 시위 이어져
재판 끝나자 운집한 시민들, 양부모 차량 막고 규탄

[서울=뉴스핌] 김경민 이학준 기자 =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생후 16개월 정인 양 사망 사건 2차 재판이 열린 17일 오전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 및 시민 150여명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 모였다. 체감온도가 영하 13.7도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가 기승을 부렸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2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들이 살인죄 처벌 촉구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2.17 mironj19@newspim.com

◆ 한파 속 이른 아침부터 피켓 시위 나온 시민들

시민들은 재판이 시작하기 전부터 모여 '16개월 아기를 죽인 악마들', '부부살인자는 사형으로, 학대받는 아기들은 병원으로', '뒤에 숨어 있는 양부 사형 시켜라', '정인이를 죽인 부부 살인단, 사형이 마땅하다'라고 적힌 피켓과 깃발을 들고 정인양 양모 장모 씨와 양부 안모 씨의 강력 처벌을 촉구했다.

일부는 양부모 실명을 언급하며 "정인이가 당했던 것과 똑같이 당해야 한다"며 흐느끼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들은 "사형 선고는 물론이고 집행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 주변에는 정인양 생전 사진과 함께 근조화환 수십개가 세워졌다. 과거 아동학대로 사망했던 또 다른 아이들 이름과 사진들도 전시됐다. 사진에는 '미안하다'고 쓰여 있었다.

오전 9시 2분쯤 양모 장씨가 탄 호송차가 곧 법원에 도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장은 "달려들어 차를 만지거나 물건을 던지지는 말자"며 "하고 싶은 말 다 하도록 하자"고 권고했다.

약 10분 뒤인 오전 9시 12분쯤 장씨가 탄 호송차가 등장하자 시민들은 "사형하라"고 울부짖었다. 일부 시민들은 호송차 속 장씨가 메시지를 볼 수 있도록 깃발과 피켓을 힘차게 흔들었다. 눈물을 흘리며 차마 구호를 외치지 못한 시민들도 있었다.

다섯 살 쌍둥이 자녀를 둔 김모(45) 씨는 "엄마로서 아이들 인권을 존중하자는 차원에서 나오게 됐다"며 "양모와 양부 모두 법정 최고형을 받을 수 있게 재판장님께 꼭 부탁하고 싶다"고 했다.

장씨가 혐의를 부인하는 점에 대해서는 "아이 장기가 절단됐는데, 이건 절대 실수가 아니다"며 "어이가 없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뻔한 거짓말을 하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반성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흩어지지 않고 법원 정문에 모여 정인이 추모곡으로 가수 임형주 씨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시작되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라는 가사에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경기 하남시에서 왔다는 최수진(43) 씨는 "반드시 살인죄가 적용돼 최고형이 선고됐으면 한다"며 "고의가 없었다고 하는데 정인이 몸이 증거"라고 말했다.

특히 "절대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하는 아이에게 그런 위력이 가해졌다는 고의일 수밖에 없다"며 "양부도 가까이 있었는데, 몰랐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2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들이 살인죄 처벌 촉구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2.17 mironj19@newspim.com

◆ 또래 부모도, 입양 부모도, 외국인도 거리로..."엄벌 촉구"

오전 재판이 끝난 뒤에도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피켓 시위를 이어갔다. 시민 김희주 씨는 "나도 막내 아이를 입양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며 "그동안 시위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정인이 사건으로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옛날에 '성민이 사건'도, '구미 사건'도, 이번에 2주 된 아기가 죽은 사건에 대해서도 분노한다"며 "왜 태어나게 하고 입양해서 죽어야 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형'이라는 글씨가 써진 마스크를 끼고 나온 강민정(59·여) 씨도 "우연히 정인이 사진을 봤는데 멍이 시퍼렇게 들어서 학대가 아닌, 고문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솜방망이 처벌이라 우습게 알아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울먹거렸다.

이날 처음 피켓 시위를 하러 나왔다는 중국인 섭봉정(38·여) 씨 역시 "정인이 때문에 너무 슬퍼서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는다"며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피켓 시위라도 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타고 법원 앞을 지나가던 한 남성이 근조 화환을 보고 "이게 뭐냐"고 묻자, 피켓 시위를 하던 시민들은 '정인이 사건'임을 알려줬다. 이 남성은 "인간도 아니고 사형 시켜야 된다"며 "인권이 있는 인간이 아이를 키우지도 못 하고 왜 죽이냐. 못 키우겠으면 돌려보내야지"라며 혀를 찼다.

시민들의 시위는 서울남부지법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 법원에서도 일제히 진행됐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장은 "몸이 편할 것 같았으면 나오지 않았다. 전국 법원에서도 1인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며 "항소심까지 갈 것 같은데 그때까지 엄마의 마음, 유가족의 마음으로 계속 법원에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2021.02.17 hakjun@newspim.com

◆ 양부 모습 드러내자 법원 안팎 아수라장...성난 시민들 "사형시켜라"

이날 재판이 모두 끝난 오후 5시 8분쯤 안씨는 법정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법원 1층 후문으로 황급히 빠져 나갔다. 안씨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그에게 달려들었다. 순간적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법원 안팎은 아수라장이 됐다. 

안씨가 미리 준비된 차량에 탑승하자 시민들은 차량을 막아서고 손으로 두들기며 "악마같은 놈", "니가 사람이야" 등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었다. 여기에 경찰과 취재진까지 뒤엉키면서 일대엔 소동이 빚어졌다. 안씨가 탑승한 차량은 오후 5시 10분쯤 법원을 빠져 나갔다.

뒤이어 장씨가 탑승한 호송차가 오후 6시 2분쯤 정문으로 겨우 나갈 수 있었다. 시민들은 호송차가 나오자 "정인이 살려내", "사형 시켜라"는 등 소리를 지르며 울먹거렸다. 일부는 인간띠를 만들어 호송차가 못 나가게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약 50분 정도 호송차가 나가지 못했다.

경찰은 "미신고 집회로 처벌 가능하고, 호송 차량 길을 막는 것은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될 수 있다"며 질서 유지에 나섰으나 다행히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법원 곳곳에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양천구청 직원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현장에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양부모에 대한 2차 재판을 진행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양부 안씨는 이날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km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박찬대 "22대 첫 법안은 25만원 지원금"…최상목 "타깃 지원 효과적"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22대 국회가 열리면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으로 국민 1명당 25만원을 주는 법안을 꼽은 가운데 정부는 타깃 지원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찬대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6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에 대한 질문을 받자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법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4.10 총선 공약으로 국민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을 제시했다. 소요 재원은 약 13조원으로 추계된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원내대표 경선 정견 발표에서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확보를 위해 여당과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전국민에게 민생회복지원금을 주는 방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서민층을 대상으로 타깃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조지아 트빌리시를 방문 중에 한국 기자단과 만나 "우리 경제 여건이나 재정 지속가능성을 볼 때 전 국민에게 현금을 준다거나 추경보다는 조금 더 특정해서 사회적 약자나 민생 어려움을 타깃해서 지원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22대 국회 임기는 오는 5월30일 시작된다. 국회 본회의장 [사진=뉴스핌DB]   ace@newspim.com 2024-05-06 16: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