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 최대 라텍스 장갑 회사인 말레이시아 탑 글로브(Top Glove)에서 직원 약 2500명이 코로나19(COVID-19)에 집단 감염돼 공장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2차 확산이 심각해 개인보호장비 수요가 여전히 막대한 가운데, 의료용 라텍스 장갑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탑 글로브 공장 근로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24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탑 글로브 공장과 기숙사가 위치한 셀랑고르주 메루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탑 글로브 직원 약 5800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결과 245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탑 글로브는 28개 공장을 잠정 폐쇄했다. 탑 글로브는 말레이시아에서 총 41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공장 근로자 대부분은 네팔 등에서 유입된 이주 근로자로 비좁은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누르 히샴 압둘라 말레이시아 보건총괄국장은 로이터 통신에 "확진자는 모두 입원했고 이들의 밀접 접촉자들은 모두 격리 중"이라고 전했다.
탑 글로브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최대 수혜를 입은 기업 중 하나로, 올해 역대 최고의 수익을 거두며 글로벌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탑 글로브의 4분기(6~8월) 순익은 12억9000만링깃(약 3502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7420만링깃에서 18배 급증했다.
하지만 이주 근로자들의 근로 여건과 처우 등이 착취 수준이라는 보고가 잇따랐고, 지난 7월 미국은 강제 노동 우려가 있다며 탑 글로브 자회사 2곳에서 생산되는 장갑 수입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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