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달 4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 사고가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참사 현장에서 한달만에 생존자의 생체 신호가 포착돼 수색 작업이 펼쳐졌으나 결국 사흘 만에 생존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중단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고 발생 29일 만인 지난 3일 베이루트 게마이제 거리의 한 건물 붕괴 현장에서 생존자 신호가 포착돼 시작된 수색 작업이 사흘 만인 6일 종료됐다.
베이루트 생존자 수색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수색 작업을 주도한 칠레 구조팀을 지원한 레바논 시민단체 측은 "모든 노력을 펼쳤으나 더 이상 남은 방법이 없다"며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지 기계가 흐르는 지하수를 사람의 호흡으로 감지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지점에서는 3일 칠레 구조팀의 수색견이 베이루트 게마이제 거리를 지나던 중 생존자의 징후를 발견했고, 이후 열화상 카메라로 해당 지점을 조사한 결과 몸집이 큰 사람과 그 옆에 웅크리고 있는 작은 몸집의 사람이 포착됐다. 음파 탐지기 조사에서는 작은 사람으로부터 분당 18회의 희미한 맥박과 호흡이 감지됐다.
최소 190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다치고 집을 잃은 이번 참사 한달여 만에 생존자가 나올 수 있다는 희망에 전국민이 초조하게 구조 소식을 기다렸으나 결국 수색 작업이 중단됐다.
이번 생존자 수색 작업은 레바논 정부의 실패를 더욱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가 사실상 기능 마비에 빠져 참사 이후 수색과 구조 작업은 외국 구조팀들이 주도하고 레바논 시민단체들이 이들을 돕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게마이제 거리에서 생존자 신호가 잡혔을 때도 레바논군 측은 아침에 크레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수색을 잠시 중단했으나, 주민들의 반발 속에 시민단체들이 비용을 지불해 크레인을 동원하면서 수색이 재개되기도 했다.
게마이제 주민 몇 명은 폭발 이후 무너진 건물에서 피가 썩는 냄새가 나 2주 전 수색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 때 수색했다면 저 사람들은 살아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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