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서울대 미화원으로 일하던 A(67) 씨가 사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열악안 노동환경 현실은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서울대 총학생회 '2020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등 14개 학생·시민단체는 1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년 전 '사회적 죽음'을 만들어낸 불평등과 차별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며 "추모가 단지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고 기억하는 것으로만 그칠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정문 전경 /김학선 기자 yooksa@ |
이들 단체는 "서울대 건물 총 166곳 가운데 76곳(45.8%)은 휴게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절반에 가까운 청소 노동자들은 쉬려면 다른 건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서울대가 학내 노동환경 개선 문제를 단순 면피용으로만 대처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파업 성과로 식당 노동자들이 쓰는 휴게실과 샤워실은 다수 개선됐다"면서도 "카페·매점의 경우에는 여전히 휴게실이나 탈의실이 전혀 없고, 있어도 창고를 겸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식당 노동자들이 배식시간이 끝나고 홀을 청소할 때는 아무리 무더운 날이라도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다"며 "폭염에조차 불평등이 스며든 우리 사회이 현실은 1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모습만 바뀌어 되풀이되고 있다"고 했다.
서울대 총학과 시민단체들은 지난 3일부터 A씨 사망 1주기 추모주간을 진행하고 있다. A씨가 사망한 서울대 제2공학관에는 추모공간이 설치됐고, 캠퍼스 곳곳에 A씨를 추모하는 현수막과 리본이 걸렸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대 302동에 설치된 A씨를 위한 추모공간. 2020.08.07 hakjun@newspim.com [사진=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
앞서 지난해 8월 9일 서울대 제2공학관 건물에서 근무하던 미화원 A씨가 교도소 독방 1.9평보다 작고, 수형자 1인당 최소 수용 면적 2.58평 절반도 안 되는 1.06평 휴게실에서 사망하면서 서울대 근로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노조)는 같은 해 9월 19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처우개선 및 차별 철폐를 촉구하며 삭발과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결국 학생식당 등을 운영하는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은 노조와 기본급 3% 인상, 휴게시설 등 근무환경 문제 개선, 전 매장 휴게시간 1시간 보장을 위한 브레이크 타임 도입 등에 합의했고, 노조는 파업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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