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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조종사 3명 중 1명 가짜 면허...'97명 사망' 여객기 추락도 인재

기사입력 : 2020년06월25일 20:08

최종수정 : 2020년06월25일 20:08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파키스탄 민영 항공사에서 활동하는 조종사 중 30% 이상이 가짜 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에 따르면, 굴람 사르와르 칸 파키스탄 항공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민간 항공사 조종사 중 262명이 대리 시험을 통해 면허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항공기 조종 경험도 없다"고 말했다.

[카라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파키스탄항공 여객기가 카라치의 주거지역에 추락해 인근 지역이 출동한 구급차와 소방차, 인근 주민들로 혼잡해졌다. 2020.05.22 gong@newspim.com

지난 5월 추락 사고를 낸 파키스탄국제항공(PIA)을 포함한 국내 항공사와 일부 외국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현직 파키스탄 조종사는 860명이다. 3명 중 1명이 가짜인 셈이다.

PIA 측은 가짜 면허로 드러난 조종사들에게 즉각 정직 처분을 내렸다. 압둘라 칸 PIA 대변인은 "가짜 면허는 PIA만의 문제가 아니라 파키스탄 항공 산업 전반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지난달 22일 추락한 PIA 여객기 사고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97명의 사망자를 낸 이 추락 사고는 결국 조종사 과실로 밝혀졌다.

사고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기 조종사들이 착륙 당시 코로나19(COVID-19)와 이로 인해 가족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내내 잡담을 나누면서 관제탑에서 보낸 경고 메시지를 재차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칸 대변인은 관제탑에서 사고기가 지나치게 높이 비행하고 있으니 착륙을 시도하지 말라는 경고를 세 차례나 받았으나 조종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관제탑의 지시를 무시하며 착륙 기어도 내리지 않은 채 착륙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엔진이 활주로에 닿으면서 스파크가 발생해 손상됐고, 조종사가 여객기의 고도를 다시 높이려 하자 손상된 엔진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추락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행기에는 기술적 결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칸 장관은 조종사가 착륙 과정에서 자신의 실력을 과신해 규정보다 두 배나 높은 고도에서 착륙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PIA의 라호르발 카라치행 에어버스 A320 여객기는 지난 5월 22일 오후 파키스탄 신드주 카라치 진나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 인근의 주택가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99명 중 97명이 목숨을 잃었다.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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