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코로나19(COVID-19) 봉쇄조치가 3개월 이상 지속됐던 뉴욕시에서 단계적 경제활동 재개 중 가장 중요한 2단계가 22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흥분과 불안이 공존하는 가운데 직장에 복귀하고 상점 문을 열고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쇼핑에 나선 뉴요커들의 풍경을 보도했다.
뉴욕시에서 코로나19 경제활동 재개 2단계가 시작돼 뉴요커들이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 맨해튼 펜실베이니아 역에서는 이 날 아침 3개월여 만에 정장을 갖춰 입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눈에 띄었다. 통근자들의 숫자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크게 줄었지만 꾸준히 승객들이 드나들었다.
부동산 회사에 근무하는 롱아일랜드 주민 조앤나 파틸리스는 "직장에 복귀해서 매우 기쁘다"며, 자신의 회사는 직원을 두 그룹으로 나눠 주간 2일씩만 출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조앤나는 몇 달 동안 집에서 아이 셋과 지내다가 직장에 복귀해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다고 말했다.
변호사 엘리자베스 에일렌더는 맨해튼 사무실로 출근하려는 통근자들로 붐빌 것을 예상해 아침 일찍 뉴저지 페리 선착장에 도착했으나, 탑승자는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직장 동료의 절반 가량만 로어맨해튼 사무실로 출근했고 나머지는 계속 재택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는 거리에 행인들이 많지 않아 놀랐다며, "일요일에 일하러 나온 것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맨해튼 미국 주재 벨기에 상공회의소에 근무하는 니키 밴 덴덜루는 전철은 인파로 붐빌까봐 자전거와 페리를 타고 직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실로 복귀해 매우 기쁘다며 8명의 팀 동료들과 함께 교대 출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뉴욕시가 조금씩 정상화되는 것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밴 덴덜루의 동료 세드릭 헤일렌은 몇 개월 동안 작은 오피스텔에서 일해 왔는데 사무실에서 일하니 집중하기가 더 쉽다며 직장에 복귀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맨해튼 보석 상점에서 일하는 라이나 카네브는 점심 시간을 이용해 봉쇄조치 이후 처음으로 5번가 클럽모나코 매장에 들러 쇼핑을 했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그는 "2주 전만 해도 모든 곳의 문이 닫혀 있어서 매우 우울했다"고 말했다.
은행원 훌리오 오르티즈는 어퍼웨스트사이드 자택에서 여전히 재택 근무 중이지만 이날 머리카락을 자르기 위해 미드타운 맨해튼에 위치한 단골 이발소까지 운전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발소에 들어가기 전 다른 고객과 함께 이름을 적고 체온을 쟀으며 이발소와 손님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멜리사 와고너는 14세 딸과 함께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쇼핑하러 나왔다며,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항상 가지고 다니며 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럴드 스퀘어에 있는 뉴욕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앨빈 리드는 직장에 복귀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그 동안 텅 비고 생기 없는 도시를 보는 것이 슬프기는 했지만, 플로리다나 텍사스처럼 봉쇄조치를 섣불리 해제했다가 재확산이 발생할까봐 우려된다는 심경도 밝혔다.
뉴욕시는 지난 8일부터 경제활동을 단계적으로 재개했다. 1단계로는 건설현장, 농업, 제조업, 도매 거래의 영업을 재개했고, 2단계로는 제한적 직장 복귀와 소매점 영업 재개를 통해 15만~30만명의 근로자들이 일터로 복귀하고 있다.
현재 2단계에서는 각 회사가 사무실 수용 인원의 50%만 출근시켜야 하고, 요식업체는 야외 테이블에서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발소와 미용실 등은 영업을 재개하되 수용 인원을 제한해야 한다. 소매 상점에서의 실내 쇼핑은 가능하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뉴욕시에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우리 도시가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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