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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랠리에 월가 '못마땅' 현금 챙긴다

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 기사입력 : 2020년06월17일 08:31
  • 최종수정 : 2020년06월17일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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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3월 저점 이후 급반등을 연출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표적인 현금성 자산인 머니마켓펀드의 자산 규모가 사상 최고치로 늘어난 것. 펀더멘털을 외면하며 오르는 주식시장에 투자자들이 크게 경계하는 모습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연방준비제도(Fed)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충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향후 경기 전망은 증시 랠리와 크게 엇박자를 내고 있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16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리피니티브 리퍼에 따르면 미국 MMF 자산이 최근 4조6000억달러로 불어났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연초 이후 MMF 자산의 증가 폭은 약 1조달러에 달했다.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두드러졌던 금융위기 당시 MMF 자산은 3조8000억달러까지 늘어난 뒤 감소했다.

뉴욕증시가 3월 저점 이후 40%에 가까운 급등을 연출했지만 투자자들은 현금성 자산을 기록적인 규모로 확보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 예금을 포함한 그 밖에 현금성 자산도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사태에 투자자들이 방어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와 별도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S&P500 선물 숏 포지션이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투자자들의 현금 비중 확대와 함께 뉴욕증시의 랠리에 대한 큰 손들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온라인 증권사를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신규 계좌 개설이 급증했지만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전체 투자자들의 주식 비중은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기관 투자자들이 주식 매입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결과라는 설명이다.

기록적인 현금 자산 축적에 대해 일부에서는 증시로 추가 유입될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의미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유동성에 기댄 주가 랠리에 투자자들이 커다란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산운용사 베이커 보이어의 존 커니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증시 변동성이 크게 상승하는 과정에 포트폴리오의 현금 비중을 확대했다"며 "자금을 주식을 포함한 투자 자산에 풀베팅하지 않은 것은 10년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 유명세를 떨친 GMO의 제러미 그랜덤 펀드매니저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기록적인 상승을 보이는 동시에 미국 경제는 하강 기류를 타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이 최고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는 지난 2월 128개월간의 경기 확장을 종료하고 공식적인 침체에 진입했다. 반면 S&P500 지수는 12개월 예상 실적 대비 21.9배에 거래되는 상황이다. 이는 닷컴 버블 당시와 흡사한 수준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월가의 펀드매니저 가운데 약 80%가 현 수준의 주가에 대해 비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는 역대 최고치에 해당한다.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전망은 흐리다. 월가의 구루와 국제 기구가 연일 경고음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IMF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위기가 전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이 동반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얘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의회 증언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커다란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팬데믹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될 수 있고, 고용시장과 기업 비즈니스의 충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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