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가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이후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이 뜨거운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미국 인종차별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인종차별은 경제적 불균형으로 이어져 미국 내에서 다양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조지 플로이드와 두 개의 미국 이야기'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이 미국의 인종차별과 경제 불균형의 연관성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미국인들이 인종차별과 경제적 불평등의 연관성을 인정해야 미국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FT는 유색인종이 불균형적으로 코로나19의 희생양이었으며 더 많은 투옥과 경찰의 무자비함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문제의 뿌리가 깊고 오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전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 씨가 질식사한 사건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워싱턴DC의 거리에서 한 시위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신문은 미국의 노예제도와 짐 크로법으로 대표되는 흑인차별 정책, 게리맨더링(특정 후보자나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하는 방법)을 언급하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백인과 비교해 더 심각한 가난과 실업, 낮은 학력과 건강 상태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FT에 따르면 2차 세계 대전 이후 흑인의 실업률은 대체로 백인의 2배 수준을 맴돌았다. 지난 10년간 미국의 고용시장이 완전 고용에 근접하면서 이 같은 실업률 차이는 줄었지만 백인 미국인과 유색인종 미국인의 자산의 차이는 계속되고 있다.
FT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pandemic·대유행) 속에서 흑인들이 전례 없는 일자리 감소에 직면했지만, 위기 속에서 필수 인력으로서 위기의 전면에 서 있었다고 꼬집고 이들이 바이러스에 더 노출되거나 우수한 의료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보건상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어 평균적으로 더 높은 감염률과 사망률로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 큰 분노와 폭력을 촉발하며 법과 질서가 위험에 처했다는 분위기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FT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같은 정치인들이 연대를 강조한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무작위의 폭력적인 시위대가 착한 경찰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열을 조장하는 수사를 사용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어 신문은 미국인들이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야기를 믿지 말아야 하며 2개의 미국 이야기를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인종과 경제적 불평등이 분명히 연계돼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위기와 경찰의 폭력, 실업 등 미국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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