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일반 바이러스처럼 더운 날씨에 활성 둔화
비말 전달, 에어컨 환경 등 감안하면 여름에도 확산 가능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따뜻한 기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을까. 코로나19(COVID-19)는 더운 날씨에 취약한 코로나바이러스군의 한 종류이기는 하지만 과학자들은 결론을 단정짓기 어렵다고 말한다.
베트남 빈푹성의 한 여성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0.02.12 [사진=로이터 뉴스핌] |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덥고 습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지방과 단백질 막에 싸여 있는데 더운 날씨에서는 외층이 녹기 때문이다. 대개 바이러스는 건조한 환경에서 생존력이 긴 것으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코로나19도 여타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특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홍콩 대학의 연구진이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화씨 40도(섭씨 4.4도)의 낮은 온도에서의 신종 바이러스는 활동이 안정적이었던 반면, 화씨72도(섭씨 21.1℃)에 보관했을 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활성도가 둔화했다. 이는 더운 날 뜨겁게 달궈진 현관문 손잡이에 있는 바이러스가 더 빨리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비말을 통해서도 잘 전파되는데, 재채기는 순간 빠르게 이동해 기온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날이 더워도 비말로 전염될 수 있다. 다만 그 동안 누적 확진 사례 중 기침과 재채기로 인해 감염된 사례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제대로 알 수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돌기) 입체 모형. 이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입해 감염시킬 수 있게 한다. 바이러스 모형 상에서 바이러스 표면(파란색)을 덮고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빨간색)이 인체 세포에 침투해 감염시킬 수 있게 한다. [사진=NIH] 2020.03.31 herra79@newspim.com |
결국 많은 과학자들이 봄, 여름에 코로나19 확산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과연 얼마큼 감소할지는 미지수다.
신문은 레오 푼 홍콩대 공공위생학원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름에도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따라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름에도 지속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또 린지 마 버지니아공대 교수도 "따뜻한 수개월 동안 전염성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사람들은 에어컨이 설치된 건조한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바이러스는 계속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수집된 코로나19 자료를 보면 열대 기후 지역에서의 확산 속도는 다른 지역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온난한 기후의 국가들이 실시한 코로나19 검사는 제한적이어서, 낮은 확진자 수가 높은 온도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검사가 부족했던 것인지 명확한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약 2억7000만명으로 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의 인구를 모두 합친 수치와 비슷한데 현재까지 약 2만7000건의 검사를 실시해 약 4600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내 감염자수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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