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세 물러나는 모습...시장 기대 이상의 정책 필요"
[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국고채 금리가 하룻만에 다시 상승했다. 특히 10년물 이상 장기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시장에서 매도를 이어지는 가운데 매수세가 약해 금리 상승폭이 커졌다. 시장참여자들은 당국이 좀더 강력한 시장안정책을 내놔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대비 4.6bp(1bp=0.01%포인트) 오른 1.153%에 거래를 마쳤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7.4bp 상승한 1.462%를 기록했다.
하지만 만기 10년 이상 장기채 금리 상승폭이 컸다. 10년과 2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각각 10.7bp, 13.9bp 상승한 1.718%, 1.802%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2일(1.723%) 이후 한달만에 최고 수준이다. 3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 역시 12.3bp 오른 1.768%였다.
[자료=인베스팅닷컴] 2020.03.23 hyung13@newspim.com |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으로 하락 반전했던 국고채 금리는 미국 증시 급락, 경기부양 패키지의 상원 처리 불발 등으로 다시 올랐다.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 시장이 불안하다는 관측도 나오며 매수를 제한했다.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가 계속됐다. 외국인은 이날 10년 국채선물에서 매도를 이어가고, 현물시장에서도 매도가 나왔으나 매수가 없어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에서 2264계약, 10년 국채선물에서 2221계약을 각각 순매도했다.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3년 선물은 8만8026계약으로 직전 거래일(13만4421계약)에 비해 34%나 줄었다. 10년 선물도 비슷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장마감을 앞두고 오는 24일 비은행기관을 대상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얘기다. 또 정부는 24일 청와대엣 2차 비상경제회의 후 금융시장안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시장안정펀드,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에 관한 계획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와 한은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넘지 못해 효과가 반감된다"며 "채안펀드도 결국 은행 증권사가 보유중인 채권을 팔아 출자해야하고, 한은의 유동성 공급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호주 중앙은행은 127억 호주달러(9조2000억원 상당)를 자금시장에 투입했다. 뉴질랜드중앙은행도 300억 뉴질랜드달러(21조8000억원 상당)의 국채매입 계획을 내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단기자금시장과 크레딧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며 "매수심리가 취약해 시장 참여를 꺼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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