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아트윈도서 현장 영상 보고 작품 구매
"판매보다 미술 시장 홍보 기회 될 것" 분석도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올해 38회를 맞는 화랑미술제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나흘간 개최를 결정했다. 최근 아트바젤 홍콩이 미술품 운반 직전 개막을 취소하면서 화랑미술제 개최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미술제 주최측인 (사)한국화랑협회는 코로나19 확산 대책으로 '온라인 플랫폼' 카드를 꺼냈다. 개최 38년 만에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페어를 가동하는 화랑미술제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화랑미술제는 (사)한국화랑협회가 매년 상반기 개최하는 미술 시장이다. 38년간 매해 빠짐없이 소비자와 만나왔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내외적 불안이 커지자 주최측도 취소를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계약 취소 시 발생하는 위약금과 2년간 배정 배제에 대한 부담이 컸다. 뭣보다 화랑협회 회원 70%가 개막에 동의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019 화랑미술제 현장 [사진=(사)한국화랑협회] 2020.02.19 89hklee@newspim.com |
아무래도 코로나19이 확산세다 보니 화랑미술제는 처음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기로 했다. '2020 화랑미술제X네이버 아트윈도' 기획이다. 최웅철 화랑협회 회장은 "온오프라인 페어는 국내 첫 시도"라고 언급했다. 지난 2016년 개설된 네이버 아트윈도는 2018년 서울리빙디자인페어와 공예트렌드페어에 부스 형태로 참여했지만 올해 화랑미술제와 같이 협력 구도는 아니었다.
이번 기획에 따라 화랑미술제 현장과 출품작이 네이버 아트윈도 메인에 노출될 예정이다. 110여개 갤러리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네이버TV를 통해 공개돼 장소에 관계없이 페어 현장과 출품작을 만나볼 수 있다. 최웅철 회장은 "영상은 아마 아트윈도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콘텐츠일 거다. 해외 페어에서도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를 참고해 협회는 아트윈도에 제안했고 아트윈도에서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작품은 참가 갤러리(110여개)마다 5점씩, 600점 정도 소개한다. 작품 가격은 100만원부터 2000만원대다.
최 회장은 18일 뉴스핌에 "이번 기회로 시장이 지금보다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젊은층이 온라인 플랫폼에 보다 접근하기 쉽겠지만 연세가 있는 분들도 네이버TV를 통해 충분히 현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상과 사진이 콘텐츠로 남기 때문에 자료로서 가치가 클 것으로 본다"며 "이번 페어는 매출보다 (코로나19)사고 없이 무사히 치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020 화랑미술제 포스터 [사진=(사)한국화랑협회] 2020.02.13 89hklee@newspim.com |
사실 온라인 미술시장은 세계적으로 성장세다. 온라인 미술시장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이 시장을 통해 고가의 작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도 느는 추세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19 미술시장실태조사'(2018년 기준)에 따르면 온라인 미술시장 규모는 2018년 60억달러(약 6조2000억원)에 달하며 세계 미술시장 미술품 거래총액의 9%에 해당한다.
온라인 미술시장을 통해 거래되는 대다수 미술품의 가격은 5000달러(약 550만원)이하다. 작품가가 25만 달러(약 2억8000만원) 이상인 작품 거래는 10%미만이며 이 중 10억달러(약 11억원)이상 고가 작품 거래는 전체 거래량의 4%다.
세계적으로 온라인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소더비와 크리스티 등 경매회사다. 2018년 오프라인 경매회사의 온라인 미술품 거래의 53%는 신규 구매자다. 전년 대비 온라인을 통한 신규 구매자 유입이 20%p증가했다. 밀레니엄세대 미술품 구매자 93%가 온라인 미술시장을 통해 작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구매하는 미술품 평균가가 가장 높은 세대는 X세대(1968년을 전후해서 태어난 세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019 화랑미술제 현장 [사진=(사)한국화랑협회] 2020.02.19 89hklee@newspim.com |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화랑미술제와 네이버 아트윈도의 협력이 긍정적 시너지를 내리라 전망했다. 그는 "화랑미술제 주최측이 고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진정이 안되니까 개막식도 안 하기로 결정했다. 그만큼 관객이 얼마나 올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그분들 입장에서는 판매보다 신뢰를 선택한 거다. 대관 계약 등 세팅해놓은 게 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신뢰를 얻고, 온라인 플랫폼울 통해 홍보하자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온라인 미술시장은 10년 전부터 나온 이야기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젊은층이 비트코인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미술품을 구입하고 수익을 낸다. 500만원의 그림을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있는 층이 있다. 연봉의 10% 정도 그림을 살 수 있지 않는가"라며 "물론 온라인에서 구입하고 실패한 사례도 있다. 보통 투자 목적이나 감상용으로 작품을 구매하는데 실물로 보니 만족스럽지 않은 거다. 온라인 시장 확장 속도는 빠른데, 그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이야기도 현장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