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홍콩증시 회복 전망 지배적
과학 기술 분야 유망 종목, 고배당주 추천 많아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글로벌 증시 가운데 월등한 상승세를 기록했던 A주와 달리 홍콩증시는 지난해 시위 여파로 침체를 겪었다. 홍콩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사회 혼란과 갈등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2020년 홍콩 증시에 대한 전망이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홍콩과 중국 주요 증권사들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홍콩 주식 투자 가치와 수익실현 가능성을 대체로 높게 평가했다.
◆ 회복 전망 지배적 홍콩증시, 싸고 우량한 종목 다수
2019년 홍콩 증시를 대표하는 항셍지수는 9.7%의 상승률에 그쳐 22~44% 오른 본토 A주 3대 지수(상하이종합 선전성분 창업판)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 브라질, 러시아, 대만, 호주 등 다른 나라 시장과 비교해도 월등히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범죄인인도조약 조례 개정안 반대로 촉발된 민주주의 운동이 홍콩 증시의 최대 악재로 작용했다. 주가지수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자본시장 분위기 전반이 침체된 것은 아니었다. 기업공개(IPO) 수량과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홍콩 증시가 2019년 세계 1위였다.
또한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 '가성비'가 높고, 중국 본토 투자자의 해외 투자 수요가 높은 데다 미국 증시 상장 중국 IT 기업의 홍콩 증시 상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2020년 홍콩 주식시장이 정상 궤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젠인궈지(建銀國際)증권은 A주와 홍콩(H주)에 모두 상장한 중국 본토 기업 종목의 경우 H주의 주가 상승률이 A주 종목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더룽(楊德龍) 전 첸하이펀드(前海基金) 이사장은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공모펀드 대부분이 올해 홍콩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침체를 통해 홍콩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매우 낮아졌다. 저점매수의 가치가 높은 종목이 다수 있다"라고 밝혔다.
장이둥(張憶東) 싱예(興業)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세계적으로 자금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자금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자금은 가성비가 높은 투자 대상을 물색할 것이다. 밸류에이션이 다른 국가 증시에 비해 월등히 낮은 홍콩 주식에 투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완자펀드(萬家基金)에 따르면, 2010~현재까지 항셍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 TTM)은 7.5~22.4배 구간에서 변동했다. 2019년 12월 13일 수치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항셍지수의 PE는 10.0배 수준이다. 영국 FTSE 100 지수가 17.8배, S&P500이 23.6배 수준이다. 나스닥100이 28.2배이다. 홍콩 항셍지수가 글로벌 주요 지수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특히 홍콩 증시 종목의 낮은 가격이 펀더멘탈 악화가 아닌 사회 불안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 성장성이 충분한 종목이 사회적 리스크로 인해 저평가 된 경우가 많은 만큼 가격이 낮아진 상황에서 우량 종목을 선별해 투자에 나서기 최적의 시기라는 의견도 있다.
올해 홍콩 증시에서 눈여겨볼 섹터로는 전기자동차, 5G, 반도체, 소비 등이 주로 거론됐다.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 2020.01.10 jsy@newspim.com |
◆ 높은 배당수익률 매력적, 인터넷 기업 U턴 기대감 확산
높은 배당수익률도 홍콩 주식의 투자 매력이다. 시장 전반이 침체되고 주가 상승률이 저조해도 우수한 실적에 따른 배당 수익을 노릴 수 있다.
하이퉁(海通)증권에 따르면, 홍콩거래소에서 3년 연속 수익 배당에 나선 상장사는 333개다. 이들 상장사의 평균 배당률은 3.5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A주의 배당수익률은 1.17%로 홍콩보다 훨씬 낮다. 홍콩 상장사 가운데 배달률이 3% 이상인 곳은 185곳이다. 반면 A주에선 60개 상장사에 불과하다.
특히 에너지, 부동산, 금융 업종 상장사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4%를 넘어섰다. 중국 본토 은행 종목의 경우 5~6.5%에 달한다.
미국에 상장했던 중국 본토 IT 기업의 홍콩 'U턴' 가능성도 올해 홍콩 증시의 분위기를 진작 시키는 재료로 꼽힌다. 지난해 알리바바의 성공적인 홍콩 2차 상장에 고무된 미국 상장 중국 인터넷 기업 가운데 미국을 떠나 홍콩에 재상장하거나 알리바바처럼 홍콩에 2차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기업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등 '척박해진' 미국 시장 환경도 중국 인터넷 기업의 홍콩행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이미 현지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가 홍콩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 2대 게임사 넷이즈등이 홍콩거래소와 상장을 위한 협의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200개에 달한다. 홍콩거래소가 규정한 2차 상장 규정에 따르면, 약 30여 개 기업이 동시에 홍콩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다.
홍콩에 상장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는 과학기술 분야의 바이두(百度), 넷이즈(網易), 치처즈자(汽車之家), 웨이보(微博), 58퉁청(58同城), 모모(陌陌), 빌리빌리(嗶哩嗶哩), 등이 있다. 신소비 분야로는 징둥(京東), 씨트립(攜程), 웨이핀후이(唯品會), 신둥팡(新東方), 하오웨이라이(好未來) 등이 꼽힌다. 바이오 의약 분야 종목으로는 타이방생물(泰邦生物), 핀테크 분야에는 판화금융(泛華金融) 등이 미국 증시에 상장해 거래되고 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