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올해 들어 전 세계적으로 기업공개(IPO) 건수가 급감해 공모시장 위축을 둘러싼 우려가 커졌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IPO 건수는 작년보다 20% 급감한 1237건으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액은 1888억달러로 작년보다 10% 감소해 이 역시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사진=블룸버그] |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상장이 가장 크게 줄었다. 올해 EMEA 상장 건수는 작년보다 40% 쪼그라든 179건으로 7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남북미 지역은 15% 감소했으며 아시아는 5년 만에 최저치로 줄었다고 FT는 전했다. 국가 별로는 영국이 62% 줄어 눈길을 끌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한 탓이다.
주식 시장의 활황과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전 세계 47개국의 기업 100여곳 주가를 추종하는 FTSE 전세계지수는 역대 최고치에 거래돼 10년 만에 최고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IPO 시장의 최대 화제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신생 기업)에 대한 실망감이다.
지난 5월 상장 이후 주가가 약 33% 하락한 차량호출업체 우버와 기업 가치 논란이 불거지면서 IPO 계획이 취소된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가 실망을 일으킨 대표적인 유니콘 예로 거론된다.
FT는 "올해 초 미국 셧다운(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 중단)으로 미국 증권 당국의 IPO 승인이 지연됐다"면서 이후 승인이 지연된 유니콘들이 대거 상장해 기대를 모았지만 주가가 1년 내내 하락하면서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짐 코니 주식자본시장 책임자는 "규모가 큰 딜들은 대체로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예상 밖 성과를 거둔 IPO는 대체로 소규모 딜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올해 IPO가 크게 줄면서 공모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FT는 "IPO 급감은 공모 시장이 20년 동안 위축돼 중대 기로에 선 가운데 일어났다"며 "반면, 사모펀드, 벤처캐피털과 같은 사모시장은 팽창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안 수석 경제고문은 "무게 중심이 과도하게 사모시장으로 옮겨갔다"며 "되돌리는 일이 쉽지 않다"고 논평했다.
한편, 올해 상장 기업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최고 빅딜로 꼽혔다. 아람코는 전체 지분의 1.5%를 사우디 증시에 상장해 약 256억달러를 조달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