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헝가리 검찰이 지난 5월 발생한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와 관련, 사고를 낸 크루즈 선장을 28일(현지시간) 기소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검찰은 사고 유람선인 허블레아니 호를 추돌한 '바이킹 시긴' 호의 유리 C. 선장을 교통 방해로 다수의 인명 손상을 가한 혐의와 사고 후 35건의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했다.
헝가리에서 다수의 한국인 사망자가 발생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현장 인근의 마가렛 다리 난간 틈 사이로 시민들이 헌화한 꽃들이 꽂혀있다. 2019.05.30.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5월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35명이 탑승한 허블레아니 호가 침몰하면서 한국인 승객과 가이드 등 33명 중 25명이 숨졌고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헝가리인 선장과 승무원도 숨졌다.
이날 검찰은 허블레아니 호가 교량 아래를 지나기 위해 바이킹 시긴 호를 추월하면서 우선 통행권이 있었으나, 유리 C. 선장은 허블레아니 호가 육안으로도 명백히 확인되고 레이더에도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선장은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몇 분 동안 선박 운행에 집중하지 않았다"며 "안전 거리를 유지하지 않았고 추월한다는 무선이나 신호를 보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돌 후 허블레아니 호는 약 30초 만에 빠르게 가라앉았다"고 덧붙였다.
유리 C. 선장의 변호인단은 그가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았으며, 사고 당시 허블레아니 호가 앞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유리 C. 선장의 유죄가 증명되면 그는 2~11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다페스트 경찰은 지난달 15일 허블레아니 호 참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유리 C. 선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선장이 사고 당시 레이더 등 안전장치를 모두 가동했지만 경보 장치의 소리를 꺼놨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선장은 다뉴브강에는 유람선과 크루즈 등 선박이 많아 알람이 계속 울리기 때문에 소리를 꺼놨다고 해명했다.
다만 사고 직후 선장이 휴대전화 정보를 삭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감식 결과 삭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한 선장의 음주 의혹에 대해서는 "술과 마약 등은 검출되지 않았으며, 당시 선장은 선장실에 있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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