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애리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교수, 음주자 3000명 분석 결과 발표
"폭음도 회식보다 친구 모임에서 더 빈번"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직장 회식보다 가족·친척과의 모임이 음주빈도와 음주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폭음도 회식보다는 친구와의 모임에서 더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손애리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교수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음주를 한' 만 19~60세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된 폭음 상황을 묻는 질문에 남성의 경우 '소수의 친구들과 친목 도모'라는 응답이 47.3%로 가장 많았다. 폭음은 한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을 기준으로 잡았다.
다음으로 '다수의 동료들과 회식'(26.0%), '소수의 동료들과 업무 뒤풀이'(20.6%)가 꼽혔다.
여성 역시 '소수의 친구들과 친목 도모'가 52.9%로 가장 많았다. '다수의 동료들과 회식'은 19.4%에 불과했다.
손애리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교수 [사진=삼육대] |
주 2회 이상 한 번에 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으로 규정한 고위험 음주군에서도 '친목모임'이 50.1%로 가장 많은 폭음 상황으로 집계됐다. '회식'(22.8%), '뒤풀이'(17.9%)가 뒤를 이었다.
'업무와 관련된 술자리가 많아서 술을 많이 먹게 된다'는 항목에서도 남성은 '아니다'(32.4%)는 응답이 '그렇다'(31.7%)는 응답보다 많았다.
특히 여성은 '그렇다'고 답한 인원은 14.9%에 불과했고, '아니다'고 답한 비율은 56.3%나 됐다.
음주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역시 성별, 주위 친구들의 음주, 가족이나 친척이 모였을 때 술을 마시는 문화 등 순이었다.
음주 횟수도 친구들이 술을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 친척이나 가족들이 음주를 하는 편인지가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인해 직장 회식문화가 간소화된 반면, 친구나 친지, 가족들과 함께하는 음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손 교수는 분석했다.
손 교수는 "회식 음주가 줄어든 것은 다행스러운 현상이지만, 가정에서의 음주가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자제하는 등 가정에서부터 올바른 음주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날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19 젠더혁신연구센터-알코올과 건강행동학회 공동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