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 화력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데다 독일이 재정적 경기부양에 나설 신호를 보내 10일 주요국 국채 가격이 하락하며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
독일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1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영역으로 반등했고, 미 국채 수익률도 18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30년물 국채 수익률 10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국채가 매도세에 몰리면서 안전자산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일본 엔화는 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CB는 오는 12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채권매입 프로그램 재개 신호를 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이미 마이너스(-) 수준이고 장기물 국채 수익률도 서브 제로로 떨어진 ECB 등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들 사이에서 경기부양책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 가운데 독일이 재정적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국채가 한층 매도세에 몰렸다. 독일 의회가 이날 2020년 예산안 심의에 돌입하는 가운데, 독일 정부가 공공투자를 늘리고 부채 상한을 상향하기 위해 ‘그림자 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독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경기침체 위기에 몰렸지만, 엄격한 지출 규정에 정책입안자들의 손발이 묶여 과감한 재정적 경기부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 국가에서 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국채 수익률도 이미 사상최저인 상태에서 추가 국채매입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되자, 각국 정부는 지출 확대 및 감세 등을 통해 경기부양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국채 매도세가 출회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지표 악재에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도 꺾여 증시 견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8월 들어 3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중국의 경기둔화 양상을 단적으로 반영했다.
이에 따라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0.4% 내리며 이틀 연속 하락하고 있다. 중국발 지표에 민감한 독일 DAX 지수도 0.3%, 프랑스 CAC 지수도 0.6% 각각 하락 중이다. 미국 주가지수선물도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10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외환시장에서는 국채 수익률 상승에 힘입어 미달러가 엔 대비 107.50엔으로 5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영국에서 ‘노 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 법제화가 마무리되면서 파운드가 달러 대비 6주 만에 최고치인 1.2385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상품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6주 만에 최고 수준에 호가되고 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신임 에너지부 장관이 감산 정책을 계속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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