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3) 씨가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오월영령 앞에 사죄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소에 따르면 재헌씨는 지난 23일 오전 11시께 광주 북구 운정동 묘지를 찾아 1시간 가량 참배했다.
윤상원 열사 묘소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하는 노건호씨 [사진=[국립 5·18민주묘지 사무소] |
재헌씨는 당일 오전 9시쯤 전화로 방문 의사를 알렸으며 수행원으로 추정되는 일행 4명이 동행했다고 묘지 관리소 측은 설명했다.
이날 재헌씨는 5월 영령들에게 헌화와 참배를 했고, 윤상원·박관현 열사와 전재수 유공자 묘역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을 탄압한 신군부 지도자의 직계가족으로서는 참배는 사상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방명록에는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의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라고 적으며 ‘사죄’를 직접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가 작성한 방명록 [국립 5·18민주묘지 사무소] |
묘지를 1시간 30여 분간 참배한 재헌씨는 별다른 일정 없이 곧바로 서울로 향했다.
재헌씨의 민주묘지 참배는 병환 중인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유언비어 때문에 발생했다고 기록해 당시 5·18 폄훼 논란을 일으켰다.
노 전 대통령은 오랜 투병 생활로 외부 활동은 거의 하지 않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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