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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삼바 대표 불구속 "광범위한 증거인멸, 나도 놀랐다"..그룹 수뇌부와 선긋기

-주가 1년만에 반토막..사업차질 불가피

  • 기사입력 : 2019년05월25일 10:41
  • 최종수정 : 2019년05월25일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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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인멸 지시 혐의를 받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가 구속을 피했으나, 김홍경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 박문호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10시30분부터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사장과 함께 김 부사장, 박 부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뒤, 25일 새벽 1시30분께 김 대표에 대한 영장은 기각했고, 김 부사장과 박 부사장에 대한 영장은 발부했다.

송 판사는 김 대표의 영장 기각에 대해 “작년 5월 5일 회의의 소집 및 참석 경위, 회의 진행 경과, 그 후 이뤄진 증거인멸 내지 은닉행위의 진행 과정, 김 대표의 직책 등에 비춰보면 증거인멸교사의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과 박 부사장에 대해선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나도 놀랐다"는 등의 진술로 증건인멸을 시도한 그룹 수뇌부와 선긋기에 나섰고, 재판부는 이를 어느정도 받아들인 셈이다. 김 대표의 변호인은 전일 오후 5시께 구속심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 “본인도 이렇게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있었다는 점을 뒤늦게 알아 깜짝 놀랐다”며 검찰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바닥에서 확보한 컴퓨터 등에 대해서도 “아예 모르는 거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관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05.24 pangbin@newspim.com

◆ 분식회계 논란 3년 반..그룹 수뇌부까지 구속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논란 이슈는 2016년 12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참여연대측이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주장을 하면서 촉발됐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012년 미국 제약사인 바이오젠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설립했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당시 지분 91.2%를 보유하고 있던 에피스에 대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져 지배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고 기업가치를 장부가액(2905억원)에서 공정가액(4조8806억원)으로 평가받았다. 2016년 11월에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이 같은 회계처리 방식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과 맞물리면서 분식회계 논란을 빚었다. 참여연대와 일부 정치권에선 삼성바이오의 이같은 회계처리 방식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부풀려 삼성바이오의 최대주주인 제일모직과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에게 유리해지도록 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를 고평가해 결국 합병비율을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논리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 4월 삼성바이오에 대한 특별감리에 착수했다. 1년1개월의 감리 끝에 2018년 5월 금감원은 회계처리 위반이라는 결론을 냈다.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이 사실상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없는 데도 에피스를 지분법 회사로 변경하는 등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했다고 봤다.

금감원은 '고의로 회계처리를 위반했다'는 내용의 조치에 대한 사전통지서를 발송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금감원은 시장의 충격 등을 고려해 증시가 열리지 않은 날 공개했는데 이것 역시 논란이 됐다. 첫 관문이었던 감리위는 그달 17일 처음 개최했다. 첫 감리위 때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이 "사전통지공개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발언하는 등 대외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표출하기도 했다. 3차례의 감리위를 거쳐 감리위는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6월부터 이에 대한 증선위가 열렸고, 6월 20일 증선위는 금감원에 감리조치안 수정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증선위에 수정안 제출을 거부했다.

결국 7월 12일 증선위는 지배력 판단 변경에 대한 부분은 금감원 조치안이 미흡하다며 판단을 하지 않고 종결하는 대신 재감리를 명령했다. 다만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공시를 누락한 데 대해선 '고의 누락'으로 보고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판단했다. 10월 31일 증선위는 결론을 내지 않았고, 2차 회의 일정을 11월 14일로 잡았다. 1차 회의 이후 일부 언론과 정치권 등에서 삼성측에 불리한 정황인 담긴 삼성 내부 문건이 공개되기도 했다. 박용진 더블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증선위는 2차 회의에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로 최종 결론냈다.

12월부터는 검찰로 공이 넘어갔다. 검찰은 삼성바이오, 에피스, 회계법인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전방위로 압수수색 강도를 높였다. 삼성물산, 삼성SDS 등 계열사 압수수색에 나섰고, 상장 특혜 의혹을 수사한다는 명목으로 한국거래소도 압수수색했다. 4월부턴 본격적으로 소환조사가 시작됐다. 고한승 사장을 소환했고 4월 말엔 임직원 2명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공장 내부에 증거자료를 은닉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삼성바이오의 송도 공장을 압수수색해 은닉자료를 찾아냈다. 보안담당 직원은 구속됐다. 이를 지시한 삼성전자 사업지원 테스크포스 임원 2명이 구속되면서 그룹 수뇌부들의 구속이 시작됐다.

추가로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김홍경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부사장, 박문호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 등에 대한 영장이 청구됐고 25일 김 부사장과 박 부사장은 구속됐다. 김 대표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 주가는 1년만에 반토막..사업 타격도 불가피

작년 4월 60만원을 기록했던 삼성바이오 주가는 30만원 밑으로 떨어져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40조원에 육박했던 시가총액은 20조원을 밑돌고 있다.

사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 수장들의 대외 활동에는 제동이 걸렸다. 삼성바이오 수장들 대부분이 국내외 공식일정을 취소하거나 취소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 대표는 다음달 열리는 세계최대 바이오행사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행사도 불참할 예정이다. '바이오 USA'는 1993년부터 매년 개최돼 온 전시회로 세계 유수의 바이오 기업들이 참석하고 있는 행사로 김 대표도 매년 참석해왔다.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업력이 짧은 삼성바이오 입장에서는 유력한 글로벌 잠재 고객사들에게 자사의 역량을 어필할 수 있는 최적인 무대인 셈이다.

에피스의 고한승 사장도 최근 연사로 참석하기로 한 '미래의학춘계포럼'에 불참했다. 당초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에서는 고 사장이 직접 연사로 참석해서 ‘제품회사로 가는 길(From Pipeline to Product)’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고 사장 대신 최창훈 개발본부 부사장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해당 포럼은 바이오산업 업계 관계자들이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개발 및 최신 R&D 현황을 공유하는 자리다. 

고위 임원들이 사업 외적인 영역에 발목을 잡히면서 추진중인 사업들이 삐걱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셀트리온과 함께 인천 송도에 투자하는 계획도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을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3대 신산업으로 규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제약ㆍ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6%, 500억 달러 수출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발표하는 등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는 있지만 추진동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ssup8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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