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에 3차 핵무기 감축 협정을 제안했으나 중국이 퇴짜를 놓았다고 미국 CNN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3차 협정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중국 정부와 논의했다며, 특히 “중국과 이미 논의했으며, 그들은 협정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무역협상에서 그 사안에 대한 논의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뒤집는 발표를 내놓았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군비 억제와 관련해 중국을 문제 삼으려는 다른 국가의 행동에 반대하며, 우리는 3자 핵무기 감축 협정을 위한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강 핵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먼저 핵무기를 감축해야 다른 국가들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의 이러한 발표에 대해 백악관은 아직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와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러와 새로운 핵무기 군축 협정을 맺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0년 러시아와 체결한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이 오는 2021년 2월 만료된 후 이를 연장하지 않기 위해 중국까지 끌어들여 새로운 협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까지 견제한다는 속셈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협정을 주요 외교 업적으로 남기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의 위반을 이유로 1987년 러시아와 맺은 군축 조약인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다고 지난 2월 발표했다.
워싱턴 소재 비영리 기구인 핵위협방지구상(NTI, Nuclear Threat Initiative)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수천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은 약 280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뉴스타트 협정 연장 협상이 지나치게 오래 지연되면 미국과 러시아 둘 다 협정에서 탈퇴해, 사실상 핵무기 억제가 불가능한 냉전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군축비확산센터의 알렉산드라 벨은 CNN에 “미국이 중국을 끌어들이려 하는 유일한 이유는 뉴스타트를 연장할 의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월 의회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올바른 협정’을 원한다”며 “러시아와 중국 외에도 모든 유관국이 협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좌)과 트럼프 대통령(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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