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북·미 핵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다시금 고율 관세 위협을 가한 데 대해 중국이 무역협상 레버리지로 북한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던 관세를 오는 금요일(10일)부터 현행 10%에서 25%로 높일 것이며, 그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던 325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도 25% 관세를 즉각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중국이 이번 주 고위급 협상을 취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중국 상무부는 7일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오는 9~10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일단 예정대로 고위급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왼쪽부터)와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신화사 뉴스핌] |
미국 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Center for the National Interest)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미국과 중국 간 관계가 악화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과 같은 관세 위협으로 북한과의 협상이 완전히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2개월 만인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군사적 압력과 외교적 회유, 가혹한 제재를 모두 활용하는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이러한 전략은 궁극적으로 미국이 아니라 중국만이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수출의 90%가 중국으로 간다”며 “중국은 북한에 국경문을 열어주는 것만으로도 단 며칠 만에 미국의 ‘최대한의 압박’을 무용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무역협상에서 중국에 강경 자세로 나오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협상 레버리지로 내세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지난 주말 북한의 발사체 도발은 북한의 군사력이 시시각각 발전하고 있음을 미국에 보여주려는 것이며, 지금 협상을 하지 않으면 북한의 무기는 한층 첨단화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유일한 해법은 단계적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한 발 물러서면 우리도 한 발 물러서는 식으로 단계적 비핵화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모두 포기하면 제재를 철회하겠다는 ‘빅 딜’을 고수하는데, 이러한 방식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모습. [사진=노동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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