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측 노조와 희망퇴직 세부방안 논의...위로금 2,5억 안팎 전망
경쟁사대비 인력구조 가장 비대...영업환경 불투명성도 영향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증권사 자기자본기준 1위 미래에셋대우가 대우증권과 합병한 지 2년 만에 희망퇴직을 추진한다. 증권사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경쟁사에 비해 비대해진 직원 수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려는 일환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증권 사측은 노동조합과 희망퇴직에 대한 방안을 논의중이다. 이르면 다음주 구체적인 협의안이 나올 예정이다.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대우 사옥 모습[자료=미래에셋대우] |
이번 희망퇴직은 전체 직원의 10% 정도 감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상자는 근속연수 10년 이상, 위로금은 희망퇴직금·재취업 지원금으로 30개월치 급여, 학자금 지원금을 제공하는 선에서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 평균 연봉이 9300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희망퇴직자에게 보상하는 금액은 평균 2억500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경영진측은 최근 희망퇴직에 대한 계획안을 노조에 전달한 상태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방안을 검토중이며 다음주께 최종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최종안을 도출하면 노조는 대의원 대회를 열어 찬반 투표에 들어간다. 찬성 비율 50%를 넘으면 지난 2016년 12월 합병한 이후 처음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현재 노사협상의 주요 안건은 내년도 임금협상"이라며 "희망퇴직 부분은 일부 직원들이 노조를 통해 요청한 것으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당시 구두로 약속한 3년 고용보장을 지키지 못한 이유는 기업의 성장성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인수와 유상증자 등으로 자기자본을 8조2000억원으로 불렸다. 증권업 특성상 자기자본이 늘면 투자 여력은 크게 늘어난다. 증권사 평균 레버리지가 700%대인 점을 고려하면 미래에셋대우는 투자 재원으로 57조4000억원을 활용할 수 있다. 경쟁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비교하면 대략 23조원 큰 규모다.
하지만 실적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 3분기 기준(별도) 자기자본이익률은 6.5%로 초대형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2.7%, 메리츠종합금융 10.3%, 삼성증권 8.6%, NH투자증권 8.4% 정도다. 레버리지를 이용해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했음에도 성과는 가장 떨어졌다.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배경에는 대규모 고정비가 있다. 미래에셋대우 임직원은 총 4538명. 두 번째로 많은 KB증권(2832명)보다도 1700명 가량 많다. 비금융 계열로 사업 구조에 비슷한 한국투자증권(2631명)보다는 2000명이 더 많다. 평균 임금 수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인건비로 1800억원 정도가 더 들어가는 구조다. 최근 증권사의 대형 점포화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전국 영업점을 현재 148개에서 79개로 줄이겠다는 계획도 고정비용 감축을 계산한 조치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위탁매매 및 트레이딩, 자기자본(PI) 수익이 줄자 미래에셋대우의 영업 실적이 지난 2분기를 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그동안 과감하게 진행한 부동산 투자가 경기위축으로 수익성이 불투명하고 글로벌 증시불안까지 겹쳐 인력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가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eedh@newspim.com